당신의 오늘은…수험생 이세민군

지난 18일 치러진 대입수학능력시험에서 불가피한 사정 등으로 인해 시험장이 아닌 병원에서 시험을 치른 수험생이 전국에 15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에서는 이세민군(18·오현고3)이 병원에 입원중인 관계로 병실에서 혼자 시험을 치렀다.

이군은 지난 10월 처음으로 급성 기흉으로 인해 병원 신세를 져야했다. 평소 건강했던 이군이 갑작스레 병원에 입원하면서 부모님도 적지 않은 걱정을 했다. 게다가 고3 수험생이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기흉은 페에 구멍이 생겨 공기가 새고 이로 인해 가슴통증과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다행히 이군은 처음 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7일만에 퇴원할 수 있었지만 지난 8일 재발하면서 재입원해야 했다.

“학교에 등교하자 마자 호흡곤란이 오더라고요. 병원에 처음 입원할 때는 그냥 몸이 안좋아 병원에 갔었는데 두번째는 ‘기흉이 재발했구나’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어요”

결국 이군은 치료를 지속해야했기 때문에 병원에서 시험을 볼 수 밖에 없었다. 이군은 “병원에서 시험본다는 얘기를 들어보기는 했는데 제가 병원에서 시험보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시험 마무리에 집중해야할 시기에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이 이군에게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안기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이군은 비교적 시험을 잘 본 것 같아 다행이라고 한다.

“병실에서 혼자 시험 보는게 학교에서 모의고사를 볼 때랑 특별히 다른 것은 없었어요. 오히려 주위에 아무도 없어 집중은 더 잘되는 것 같더라고요”(웃음)

다만 수능 시험을 끝낸 많은 수험생들이 홀가분함을 만끽하고 있을때 병원에서 혼자 있는 것이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병원에 있는 동안 이군은 많은 사람들에게 고마움과 함께 미안함을 느꼈다.

“많은 친구들이 문병을 오고, 담임 선생님께서는 자주 전화하셔서 걱정해 주시니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빨리 퇴원해서 다를 만나고 싶어요. 어머니께는 너무 죄송해요. 제가 아픈 것 때문에 걱정을 너무 많이 하셨거든요”

이군은 지난 22일 받은 수술 결과가 괜찮아 오는 26일이나 27일쯤에 퇴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빨리 퇴원하고 싶다는 이군이 퇴원하고 나서 가장하고 싶은 일이 친구들과 함께하는 농구라고.

“수능이 끝나고 친구들이 신나게 놀면서 놀릴 때는 서글프기도 했죠.(웃음) 저도 퇴원을 하면 늦게나마 수능 해방감을 만끽하고 싶어요. 앞으로 대입 준비를 위해 해야될 일이 더 많아질테니 일단은 좀 놀아야죠”

<제주도민일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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