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산물 판매점 석강남씨

바라만봐도 좋은 바닷가로 이전
15시간 넘는 가게일 쉬엄쉬엄
자식들 보고 싶지만 믿음으로 갈무리
아름다운 바다가 펼쳐지는 용담동 해안도로는 관광객들에게는 놓치지 말아야할 제주의 관광 명소 중 하나다. 이 때문에 해안도로 주변으로 카페, 횟집 등 많은 상점들이 이어져 있다. 그리고 석강남씨(51·삼도2동)가 운영하는 제주특산물 판매점도 바다를 마주보고 있다.

석씨가 이곳에 가게를 마련하게 된 이유도 바다 때문이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바다 앞에서 장사를 하고 싶어 이곳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이전에는 연동에서 장사를 하던 석씨가 최근 이곳으로 자리를 옮긴 이유다.

“형제들도 비슷한 장사를 하고 있고, 저도 전부터 장사를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새로 시작하면서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어요. 이곳에서 바다를 보면서 쉬엄쉬엄 장사를 하는데 밤에 들리는 파도 소리가 특히 일품입니다”

20여년 전 어머니의 사업을 돕기 위해 처음 제주에 내려온 이후로 꾸준히 장사를 하고 있는 석씨는 이번에 새롭게 마련한 가게를 지금까지 했던 가게들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들어했다.

아름다운 풍경이 있지만 일하는 것이 녹록치 만은 않다. 아침 7시에 가게 문을 열면 밤 10시가 넘어서야 가게 문을 닫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석씨는 “쉬엄쉬엄 즐기면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오랜 시간 가게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내와 함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부부는 서로를 독려하면서 오순도순 일하고 있다. 또 독서가 취미인 석씨는 아내에게 옛날 얘기를 하든 책의 내용을 들려주기도 한다.

“제가 읽는 책은 대부분 고전이에요. <육도삼략> <대동이> 등의 책이지요. <육도삼략>은 중국의 병사지만 그 안에 인간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병서를 생활에 접목하면 생활지침서가 된답니다. <대동이>는 알기 쉽고 흥미롭게 우리 민족의 뿌리와 태고의 역사를 알게 해주는 실화 소설인데 아내에게 책 내용을 들려주면 재미있어 합니다”(웃음)

석씨에게는 아들만 셋이 있지만 지금은 모두 육지에 나가 있다. 25살의 장남은 직장에 다니고 있고, 20살의 둘째는 대학생, 17살의 막내는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가끔 자식들이 보고 싶기도 하지만 자기 길을 알아서 잘 가주리라 믿고 있다. 석씨는 자식들에게 공부하라는 말을 하지 않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최고가 되라는 말은 자주한단다.

“좋고 나쁜 직장을 떠나서, 자신이 꼭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말해줍니다. 그런 일을 한다면 최고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는 알아서들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제주도민일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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