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등고회와 함께 창립 50주년 기념, 13일부터 15일까지 종주

1975년 8월 15일 광복30주년 동서 종주등반(성산일출봉에서 타임캡슐을 묻고 나서) / 사진=오현고 산악부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는 오현고등학교산악부(부장 문승현, 2학년)가 서울대법대 산악부OB(회장 한경수)와 함께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한라산 동‧서, 남‧북 종주 등반에 나선다.

이번 산행은 창립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리는 등산이다. 제주도를 최초로 동서 종주등반했던 선배들의 도전정신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는 것이 산악부 측의 설명이다.

종주등반 코스는 남쪽에서는 오현고등학교산악부(15명, 등반대장 송우진(2학년))가 서귀포 새섬에서 돈네코를 거쳐 한라산 정상까지 오른다.

동쪽에서는 서울대법대산악부OB(11명, 등반대장 한경수)가 성산일출봉에서 성판악을 거쳐 한라산 정상을 향한다.

서쪽에서는 오현등고회(10명, 등반대장 김선홍)가 고산수월봉에서 영실을 거쳐 한라산 정상까지 산행을 하며 정상에서 합류 후 관음사를 거쳐 오현고등학교까지는 합동으로 산행하는 것으로 종주를 마무리 한다.

문승현 오현고등학교산악부 부장은 “이번 등반은 한라산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보존하는데 앞장선 선배 산악인의 도전정신과 기개를 배우고 제주의 상징인 한라산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세상에 보여주고자 하는 오현고등학교산악부 학생들의 열정이 남달랐기에 합동등반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송우진 오현고등학교산악부 등반대장은 “한라산이 있기에 이러한 역사가 있었고 이러한 역사가 있기에 다시 한라산을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며 그 발자취를 다시 이어간다는 것에 가슴 벅차다”며 “새로운 역사를 내가 만든다는 생각으로 한라산을 더욱 사랑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선홍 오현등고회 회장은 “한라산과 제주를 사랑했던 옛 선배들의 도전정신이 이 시대의 학생들에게 다시 이어진다는 것은 제주의 미래 희망이 밝다는 것을 의미하며 또한 큰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한경수 서울대법대산악부OB 회장은 “49년 전 대학생 당시 맺는 오현고 산악부와의 인연을 통해, 산사나이의 끈끈한 정은 물론 한라산이 있는 제주이기에 이러한 것이 가능한 것이 아닌가? 라는 부러움 마저 들었다”라며 이번 등반에 큰 기대를 밝혔다.

48년 전, 서울대법대산악부 초청 합동 원정등반사진 / 사진제공=오현고 산악부

한편 오현고 산악부는 창립 1년이 지난 1968년 10월 서울법대산악부 초청으로 오현고등학교산악부 김승택 지도교사와 보조지도 김태열(모교6회 출신)교사가 오현고등학교산악부 2학년 3명(1기 : 박승옥, 현충남, 현태영)을 이끌고 우여곡절 끝에 제주도 산악단체 최초로 원정등반에 도전했다.

49년 전 오현고등학교산악부의 설악산원정등반은 지금의 히말라야 원정 보다 난관이 많았던 원정등반이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설악산원정등반을 성사키 위해 김승택 산악부지도교사는 김치선 서울법대 학장이 보내준 초청장을 학교에 제출하면서 이루어졌다.

오현고등학교산악부는 서울대법대산악부의 지도로 서울근교 북한산 인수봉 전면B코스 암벽등반을 난생 처음 도전해 등정했다.

당시 인수봉 암벽등반은 제주도산악단체 최초의 암벽등반으로 기록됐고 이어진 설악산원정등반 또한 제주도산악단체 최초의 기록이기도 하다.

48년이 지난 지난해(2016년 10월 28일~30일)에는 오현고등학교산악부와 오현등고회가 서울법대산악부OB(한오름회)와 함께 48년 전 1기 선배들의 역사적인 발자취를 따라 원정등반과 암벽등반을 재현하면서 다시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오현고등학교산악부는 박승옥, 현충남, 현태영 등의 학생을 주축으로 1967년 11월 28일 제1회 등반을 시작으로 창립됐다. 지도교사는 김승택 선생님이었다. 당시 제주의 산악단체는 1964년 창립한 제주산악회(초대회장 홍정표)와 1967년 창립한 한라산우회(초대회장 부종휴)가 있었다. 학교 산악부로는 도내 최초로 제주의 학생 산악운동의 효시가 됐고 도내 현존하는 2번째 역사를 가진 산악단체이다.

이후 오현고등학교산악부 OB인 오현등고회는 1975년 광복 30주년을 맞아 제주 최초의 동서종주(성산일출봉~한라산~고산수월봉) 등반을 하면서 타임캡슐을 묻고는 30년 후 다시 찾자는 약속을 하게 됐다. 30년이 지난 광복60주년(2005년)에는 ‘30년 전의 약속 프로젝트’를 통해 그 약속을 실천한바 있다.

48년 전, 서울대법대산악부 초청 합동 원정등반사진 / 사진제공=오현고 산악부
2016년 서울대법대산악부OB와의 48년 전 산행 / 사진=오현고 산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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