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일보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좌승훈칼럼
카본 프리 아일랜드와 곶자왈

[좌승훈 칼럼] 제주는 환경의 섬이다. 358개의 오름과 26개 올레 코스,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2002년)・세계 자연유산 등재(2007년)・세계 지질공원 인증(2010년), 그리고 원시 그대로의 숲 ‘곶자왈’…. 청정 자연환경은 제주가 갖고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이자 최고의 자원이다.

원희룡 도정이 중점 추진하고 있는 ‘카본 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 제주 2030’ 프로젝트도 환경과 맞닿아 있다.

이는 2030년 이내 제주를 ‘탄소 없는 섬’으로 만들기 위해 도내 모든 차량을 전기 자동차로 전환하고, 전력을 모두 풍력・태양광 등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올해에도 카본 프리 아일랜드 구축을 위해 ▷전기자동차 구입 보조금(1426억원) ▷충전기 설치(138억원) ▷첨단자동차 검사연구센터 구축(56억원) ▷저탄소 산업 육성(23억원) ▷풍력 자원 공유화기금 조성(49억원) 등이 추진되고 있다. 원희룡 도정의 올 경제통상·전략산업분야 예산 2687억 원 중 절반 이상 차지한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탈 원전’ ‘탈 석탄’에 방점을 찍으면서, 원 도정의 ‘카본 프리 아일랜드’ 프로젝트도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해상풍력・태양광 발전과 전기차 충전시설.

# 일상을 바꿔 놓은 미세먼지…친환경 에너지 전환 정책 ‘주목’

인간은 하루에 2만ℓ의 공기를 마시며, 1분당 16차례 호흡을 한다고 한다. 더욱이 미세먼지가 심각해지면서 공기 청정기, 스팀 청소기는 혼수 가전 필수품이 될 정도이며, 국산 휴대용 산소 캔도 본격 판매되고 있다.

뿐 만 아니라, 지난 5월 석가 탄신일부터 대통령 선거까지 황금연휴가 최장 11일이나 됐음에도 소비 판매는 되레 감소했다. 미세먼지가 소비자들의 야외활동에 발목을 잡으면서 쇼핑 수요를 떨어뜨린 탓이다.

실제로 올 봄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가 WHO 권고치보다 낮은 날이 6일 밖에 안된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은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대기오염 감축 대책이 추진되지 않는다면, 의료비 증가와 노동 생산성 감소 등 미세먼지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매년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다.

이는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지역 차원의 에코 플랫폼으로서, 제주도가 주력하고 있는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국내외 지자체와 관련 산업계가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신재생 인프라 확충 치중…자연환경 분야 자칫 소외될 수도

물론 이 같은 정책 비전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주민 동의가 필수적이다. 또한 사업 주체와 이해 관계자 간 갈등관리, 막대한 예산 확보도 관건이다.

실제로 육상과 해상 풍력발전의 경우, 산림훼손과 어장피해, 저주파 소음공해에 따른 개발 갈등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제주도가 2011년 9월 한국남부발전㈜과 업무협약을 맺고 추진해온 대정 해상풍력단지가 대표적인 예다. 지역주민과 어민들의 반발로 6년 가까이 표류중이다. 어민들이 주장하는 해상풍력에 따른 어장 피해와 지난 40년 간 계속돼온 제주 연안 인공어초 조성사업은 ‘엇박자’ 행정으로 비쳐질 수 있다.

또한 기존 프로젝트가 풍력・태양광 신재생에너지, 전기자동차, 에너지 저장장치(ESS),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등 인프라 확충에 치중되다 보니, 곶자왈 보전 정책과 같은 자연환경 분야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도 있다.

수산곶자왈 판근(板根)과 서광곶자왈 요철지형, 무릉곶자왈 밤일엽 군락과 교래 휴양림(사진=곶자왈사람들).

# 곶자왈지대, 탄소 저장 능력 탁월…탄소 없는 섬 제주 ‘핵심’

제주도는 제주의 용암 숲 ‘곶자왈’ 공유화 운동 차원에서 200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사유지 곶자왈 441ha를 사들였다. 올해도 50억원을 들여 50ha를 매입할 계획이나, 땅값 상승으로 상반기 중 7.3ha(13억원)를 매입하는데 그치고 있다.

곶자왈은 제주의 허파다. 생태계의 보고이며, 탄소 저장능력도 탁월하다. 곶자왈지대는 나무 개체수가 많고 생장량이 우수하기 때문에, 일반 숲에 비해 1.4~2배의 탄소를 많이 저장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2013년 국립산림과학원 조사 결과, 제주도내 113.3㎢ 면적의 곶자왈지대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는 연간 16만6000t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배기량 2000cc 중형차 4만1500대가 연간 2만㎞를 운행하면서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와 맞먹는 양이라고 한다.

따라서 곶자왈 보전 정책과 카본 프리 아일랜드 프로젝트는 따로 일 수 없다. 정책의 방향성이 같다.

좌승훈 주필.

그러나 한쪽에선 탄소 제로 만든다며 인프라 확충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고, 다른 한쪽에선 난개발로 곶자왈 면적이 매년 축소되고 있다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카본 프리 아일랜드 프로젝트는 기술만으로는 안된다. 환경보전 정책과 병행 추진돼야 한다. 거대한 탄소 저장고나 다름없는 곶자왈 숲이 계속 숨을 쉴 수 있도록 곶자왈 공유화 운동과 보전 정책이 카본 프리 아일랜드 프로젝트의 핵심 과제로 확고히 자리 잡길 기대한다.

좌승훈 주필  domin@jejudomin.co.kr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3
전체보기
  • esper 2017-07-28 08:55:31

    좌승훈 주필의 글은 항상 깊이가 있어 좋다. 곶자왈은 제주가 지켜야할 마지막 보루이면서 제주의 허파이다. 반드시 지켜야할 후손의 자산이다. 카본프리아일렌드의 방향이 단지 지금 쓰고 있는 에너지 정책만으로 이루어 진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개발과 보존의 적절한 조화와 정확한 체계적 규정을 만들어 난개발은 반드시 막아야할 과제이다.   삭제

      답글 입력
    • 지나가다 2017-07-27 10:50:14

      투자진흥지구를 구도심에 국한시켰다면 중산간 곶자왈 개발이 덜 됐을텐데. 기업 입장에선 땅값도 싸고 대규모 개발도 가능하고 조경비도 덜 들고, 그러니까 곶자왈이 계속 수난을 당하고 있다. 삼다수도 따지고보면 곶자왈에서 함양되는 것인데 도와 곶자왈공유화재단은 보다 적극적으로 보전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삭제

        답글 입력
      • 정낭 2017-07-27 00:31:57

        행정이 엇박자다. 곶자왈 보전이 구호가 아닌 제대로 내실있게 추진돼야 할 것 같네요.   삭제

          답글 입력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좌승훈칼럼
        여백
        여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