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옥 제주도의원.

이번 태풍 ‘차바’로 인한 1차 산업에서는 농경지 66㏊가 유실 또는 매몰, 농작물 재배지의 1만2305㏊가 손실되는 피해를 봤다. 축산시설이나 농림시설 등을 포함하면 모두 9339건에 피해액만 141억5900만원이나 된다.

하지만, 실제 피해는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농작물 재배지 1만2305㏊에 대한 피해는 관련법상 피해액에서 제외 되었고, 보험 가입농가는 아예 접수조차 되지 않았다.

최근 들어 날씨 때문에 농사짓기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상에 따른 피해가 많았는데, 실제 지난 2011년부터 올해까지 자료를 살펴보면, 매년 태풍과 가뭄, 때 아닌 장마와 한파·폭설로 인해 상당한 피해를 보고 있다.

피해면적으로만 약 3만4845ha에 이르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대파비와 농약비의 지원만 있을 뿐이고 특별조치로 영농자금 상환연기나 농자재 외상대금이 연기되는 정도이다.

기상의존도가 높은 1차 산업의 특성상 기상이변이 늘어나면서 농가의 채산성과 안정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농가부채가 더욱 증가하고 있어 심히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실 2011년 이후 1차 산업 조수입은 연평균 0.3% 증가했다. 여기서 농가소득이 4.3%를 증가하고 있지만, 농가부채는 18.4%나 증가했다.

자본성격이 강한 농업생산요소에 대한 투자로 농가소득과 농가부채가 증가했다고 볼 수 있지만, 문제는 농가소득 증가에 비해 부채증가가 4배를 넘어섰다는데 있다.

이것은 시장개방에 따른 피해의 누적으로 인해 농가소득 증가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태풍과 기상이변까지 가세하고 있어서 농업관련 지표가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이에 대한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주도의 농업정책과 도서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는 농가부채 문제를 각 개별농가의 책임으로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정확한 농가부채의 현황과 원인규명, 그에 따른 대책 마련이 급선무라고 본다. 이제 도와 도의회가 적극 나서야 할 때이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