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양 행정시 앞 다투며 쓰레기 대책 추진 올인
예산투입․시민참여 전제 '글쎄요'…처리요금 현실화 '우선'

최근 제주섬이 늘어나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1인당 쓰레기 발생량이 1.57㎏으로 전국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으며, 1일 처리량을 가볍게 뛰어넘는 쓰레기가 매일같이 발생하며 매립장 포화를 앞당기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경실 제주시장과 이중환 서귀포시장이 앞 다투어 정책을 내놓으며 해결을 자신만만해 하고 있지만 정작 처리요금 현실화 등은 이뤄지지 않은 채 예산투입과 시민 참여만을 종용하고 있어 보여주기 식이라는 비판만 나오고 있다.

취임 100일을 넘긴 고경실 제주시장은 취임때부터 ‘쓰레기시장’이 되겠다며, 50% 감량을 이뤄내겠다고 누누이 강조해왔다.

이중환 서귀포시장도 최근 ‘깨끗한 서귀포시 만들기 3.5.7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등 쓰레기 문제 해결에 본격 나설 것을 천명했다.

하지만 정작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의문만 제기되고 있다.

18일 KBS제주방송 공개홀에서 열린 '쓰레기 현안과 해법' 토론회.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제주시민 100인 모임은 아직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 채 겉돌고 있다는 평.

18일 KBS제주방송 공개홀에서 열린 ‘쓰레기 현안과 해법’ 공개토론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참석한 100민 모임 오옥만 위원장과 김봉희 정책분과장은 대책을 세우지 못한 행정의 과오, 부족한 예산, 혼합수거의 문제, 시민의식의 부재 등을 쓰레기 문제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미 행정에서도 인정했던 부분이고 쓰레기 문제가 본격화 되면서 핵심 내용들이다. 어찌보면 ‘도돌이표’ 식으로 풀어내는 수준이었다.

깨끗한 서귀포시 3.5.7 프로젝트를 브리핑하는 이중환 서귀포시장.

서귀포시 역시 ‘오십보백보’ 수준이다.

‘깨끗한 서귀포시 만들기 3.5.7 프로젝트’를 접한 공무원들은 “현재 쓰레기 대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짜깁기해 종합한 수준”이라고 혹평한다.

더욱이 시민의 참여를 절대적 전제조건으로 설정해 실효성마저 의문이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타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쓰레기 처리 부담비용이 쓰레기 대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제주에서 종량제 봉투 및 반입쓰레기 처리비용은 타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으며,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은 ㎏당 22원으로 전국 최저 수준이다.

서울지역이 평균 100원임을 감안할때 1/5 수준인 셈이다.

음식물 쓰레기의 낮은 처리 비용은 쓰레기 부피를 키우고 불완전 연소를 일으킨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 실제로 음식물 쓰레기를 보면 물기가 70% 이상을 차지하며 쓰레기대란의 주요 원인이 된지 오래다.

하지만 처리 비용이 높으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물기제거 등 감량에 나선다는 것은 타시도에서 입증된 바 있다.

1일 반입량 초과로 처리되지 못하고 쌓여있는 재활용 쓰레기들.

재활용품 처리도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쓰레기 대책에는 왕도가 없고 예산 투입과 시민참여가 이뤄져야만 쓰레기 대책이 효과를 볼 수 있다는데는 공감한다.

더욱이 각종 예산을 투입하며 해외선진지 시찰을 다녀온 뒤 낸 도출된 양 행정시의 대책이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처리요금 현실화 없이 시민참여만을 종용하는 쓰레기 대책으로는 얼마만큼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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