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개국 4500여명 참석해 ‘글로벌 포럼’ 위상 제고
아·태 지역 지도자‧반 총장‧스트라우벨 등 이목 집중
제주ICC 첫 개최로 공간 여유…시간조절 실패 ‘여전’

▲ [제주도민일보DB] 제11회 제주포럼 개회식.

[제주도민일보=조문호 기자] ‘아시아의 새로운 질서와 협력적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11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이하 제주포럼)이 3일 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27일 폐막했다.

올해 제주포럼은 제주도와 국제평화재단, 동아시아재단, 중앙일보가 공동 주최하고 제주평화연구원이 주관했다.

41개 기관이 참석하고 전체회의 4개, 65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올해에는 아시아가 마주한 새로운 질서에 대해 토론하며, 테러와 저성장 등 국제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적 리더십을 모색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반기문 UN사무총장, 황교안 국무총리,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 짐 볼저 전 뉴질랜드 총리, 고촉통 전 싱가포르 총리, 엔리코 레타 전 이탈리아 총리 등 국내외 정상들을 비롯해 기업인, 주한 외교단, 언론인 등 60여 개국에서 4500여명이 참석했다.

▲ [제주도민일보DB] 오프닝 공연.

◆청년 등 국내이슈+평화 실현방안 논의

첫날인 25일은 조직위원장인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청년세대와 고민을 나누는 '신문콘서트 2016' 세션이 진행해 제주의 많은 청년들과 한국사회의 주요 이슈에 대해 토론했다.

이날 저녁 오프닝 공연은 성악가 폴 포츠와 가수 인순이, 제주도립서귀포합창단 등이 출연, '제주에서 퍼지는 평화의 물결'이라는 타이틀로 포럼 개막을 맞는 축제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어 26일에는 주요 초청연사들이 등장하는 개회식과 세계 지도자 세션이 개최됐다.

해외 전직 국가 정상들은 개회식에서 '아시아의 새로운 질서와 협력적 리더십'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세계지도자 세션'에서 한승수 전 국무총리와 함께 토론을 벌였다.

원 지사는 이날 개회사를 통해 아시아의 평화와 공존을 위한 '제주 평화 실크로드'를 제안하기도 했다.

원 지사는 "제주는 공존과 협력의 미래로 가는 평화의 실크로드를 만들고 이어나가고자 한다"며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해상과 육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와도 공존,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평화산업을 실어 나르는 제주의 평화 실크로드는 제주를 출발해 아시아 모든 국가로 평화가 녹아드는 실핏줄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아울러 제주포럼은 평화 담론의 지적 용광로로서, 평화 실천의 인큐베이터로서, 평화 자본을 만들어 가는 평화 기업가로서 그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은 개회식 기조연설에서 ▷글로벌 행동 ▷지역 협력 ▷한반도 안정 ▷모두를 위한 인권 등 4가지 이슈를 제시했다.

반 총장은 “한반도 갈등이 고조되면 동북아 전역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울 수밖에 없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개인으로서 어떤 방식으로든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차별과 폭력이 일상화되는 것에 대해 우려했다. 그는 “종교·성 소수자, 난민 등에 대한 폭력을 중단해야 한다. 난민과 이주민이 아시아를 더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주민을 도와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 고촉통 전 싱가포르 총리, 짐 볼저 전 뉴질랜드 총리, 엔리코 레타 전 이탈리아 총리는 한승수 전 대한민국 국무총리가 참석한 ‘세계지도자세션’에서 아시아의 새로운 질서와 협력적 리더십 구축을 위해 국가 간 상호 경제 협력 강화와 국제적인 법률을 통한 협상과 중재 등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포럼 둘째 날에는 외교현안 토론의 하이라이트인 '외교관 라운드테이블'이 열려 '협력적 리더십'을 향한 각국의 노력과 주요국 관계의 협력 방안에 대해 각국 대사들이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세계 각국의 외교관들은 세계화의 이면으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 수많은 위협 요소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글로벌적인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 [제주도민일보DB] 제11회 제주포럼 J.B. 스트라우스 테슬라모터스 CTO 특별세션.

◆전기차 등 ‘탄소 없는 섬’ 정책 적극 홍보

마지막 날에는 독일의 대표 전기전자기업인 지멘스와 전기차 ‘모델3’ 열풍의 주역인 테슬라모터스의 특별세션이 마련됐다.

지멘스의 조 케저 회장은 한국과 독일의 공통점을 바탕으로 두 나라의 기업들이 디지털 시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연설을 했으며, 이를 토대로 염재호 고려대 총장과 대담을 나눴다.

테슬라모터스의 공동창업자인 J.B. 스트라우벨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전기차 산업의 전망과 미래에 대해 40분 간 강연을 진행했으며, 이와 관련해 원 지사와 20분간 대담을 진행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원 지사는 제주포럼 기간에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총리, 푸전방(博振邦) 중국 공청단서기, 엔리코 레타 전 이탈리아 총리, 짐 볼저 전 뉴질랜드 총리 등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을 만나며 바쁜 일정을 보냈다.

원 지사는 이들에게 제주의 ‘탄소 없는 섬’ 정책을 설명하고 제주도와의 관광교류를 적극 제안하는 방식으로 제주를 알리는 데 힘을 쏟아 부었다.

행사장에는 부대행사로 제주포럼 참여기관들의 홍보부스가 차려지고,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관광프로그램이 운영됨에 따라 국내외 참가자들에게 제주를 홍보하는 기회가 마련되기도 했다.

▲ [제주도민일보DB] 제11회 제주포럼 반기문 UN사무총장과 황교안 국무총리 등 주요 인사들 면담.

◆다양한 화젯거리에 아쉬움도 연출

이번 제주포럼은 새로운 프로그램과 관심의 집중을 받은 참석자들로 화제가 잇따랐다.

25일 첫째날에는 ‘핵 비확산 및 군축을 위한 아시아·태평양 리더십 네트워크(Asia-Pacific Leadership Network, 이하 APLN)’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핵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16개국의 전현직 정치인, 정부관료, 학자 등 여론 선도층들의 모임의 연차총회를 제주포럼과 연계해 열도록 하면서 제주포럼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26일에는 다음 대선 출마 관련 국내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고 있는 반기문 UN사무총장이 관훈포럼 초청 기자회견에서 대선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27일에는 최근 ‘모델3’의 선풍적 인기를 이끌어낸 미국 테슬라모터스의 공동창업자인 J.B. 스트라우벨 CTO(최고기술책임자)가 참석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스트라우벨의 특별세션 회의장은 청중이 몰리면서 600여석의 자리가 일찌감치 차면서 많은 사람들이 선 채로 강연을 지켜봤다.

올해 제주포럼 행사는 공개입찰을 통해 지난 수년 간 행사장이었던 해비치호텔&리조트에서 국제회의 전문 시설인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로 자리를 옮긴 점도 특징이었다.

더 넓은 공간에서 많은 청중이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해비치보다 접근성이 좋아졌다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공간이 넓어진 만큼 이를 총괄함에 조금 미숙한 점도 눈에 띄었다.

세션별로 시간 조정을 제대로 못해 제대로 된 토론 기회가 보장되지 않는 단점도 그대로 드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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