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주관으로 제68주년 4.3희생자추념식 봉행
유족회장 “4.3평화정신, 제주의 가치로”

▲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제주도민일보=홍희선 기자] 4.3희생자 재심사 논의 등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의 산실로 승화시켜 나가고 있는 범국민적 분위기에 반하는 ‘4.3흔들기’가 유족들의 마음을 더욱 슬프게 했다.

3일 오전10시 행정자치부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가 주관한 ‘제68주년 4.3희생자추념식’이 유족과 도민 등 1만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제주시 봉개동 소재 제주4.3평화공원에서 봉행됐다.

이날 추념식에 대통령이 참석해야한다는 도민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해외순방 일정으로 대통령 참석은 불발됐지만 황교안 국무총리가 참석해 빈자리를 메웠다.

아울러 원희룡 제주도지사,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을 비롯해 김무성 새누리당대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대표 등 여야 지도부들도 대거 참석해 애도를 표했다.

또한 제20대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들도 참석해 자리를 지켰다.

추념식에 앞서 오전9시10분부터 위령제단에서 불교에서 성철스님 외 15명, 원불교에서 정성만 교구장 외 9명, 이승범 목사 외 2명이 개신교 의례를, 천주교에서는 김창훈 제주교구 총대리신부 외 11명 등 4대 종단에서 종교 집전의례를 진행했다.

이어 제주도립 무용단, 제주도립 제주합창단, 제주도립 서귀포 합창단, 해병대 제9여단 군악대에서는 ‘빛이되소서’, ‘섬의연가’를 불러 추념식에 참석한 유족들의 마음을 달래주기도 했다.

10시부터는 ‘4.3평화정신, 제주의 가치로!’라는 캐치프레이즈로 4.3희생자 추념식 본행사가 진행됐다.

양윤경 4.3희생자유족회장은 “아픔을 이겨내고 당차게 일어서서 올바른 4·3의 역사관정립과 더불어 희생자의 명예회복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대내외적으로 인정받는 수많은 결과물들을 이뤄냈다”면서도 “아픈 제주4·3의 역사를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의 산실로 승화시키자는 분위기에 반해 아직까지도 일부 극우보수단체에서는 4·3흔들기를 지속적으로 행해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원희룡 지사는 “이제 4.3은 과거의 아픔과 반목을 벗고 진정한 평화와 화해, 자유와 번영이 가득한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며 “저는 지난해 67주년 4.3 추념식을 통해 공동체적 관영의 정신, 국민 통합과 세계평화의 가치 구현, 미래세대의 교훈 전승 등을 4.3 해결의3대원칙으로 제시했다”인사의 말을 전했다.

이어 “올해 제주도와 교육청이 공동으로 4.3 희생자 추념기간을 운영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도민이 화합하고 범국민적 추모열기가 모아질 것”이라며 “4.3평화공원 3단계 사업 마무리를 위해 지난 2월 완성된 4.3평화교육센터를 기반으로 4.3의 교훈과 정신을 계승하고 세계인들에게 확산시키기 위한 사업을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성지 의장은 “2년 후면 제주 4.3발생 70주년이 된다. 사람의 나이로 70세면 아무도 가 보지 않은 드문 인생길이라고 해서 고희라고 한다. 제주 4.3의 길도 지금과는 다른 길이 펼쳐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이상 제주 4.3 희생자 재심사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누가 됐든 4.3을 흔들어 분란을 조장하는 일들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황교안 국무총리는 추도사에서 “지금부터 68년 전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오랜 시간 큰 고통을 겪어 온 유가족의 깊은 위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국민행복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계층간, 세대간, 이념간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 통합을 실현하는 데 진력하겠다”며 “이런 의미에서 제주도민 여러분이 보여주신 ‘화해와 상생’의 4.3 정신은 우리 국민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전국청소년 4.3문예공모 시부문의 대상을 수상한 대정여자고등학교 1학년 김다미 학생이 추모시 ‘제주의 기억’을 낭송했다.

▲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추념식이 끝나고도 비가 쏟아졌지만 유족들은 오랫동안 위패봉안소와 행방불명인의 묘에서 자리를 뜨지 못했다.

이날 오후6시까지 서울 부산 도민회 사무실에서는 제68주년 4.3희생자 추념식 분향소가 운영된다.

4.3희생자를 추모하는 의식은 제주4.3평화공원 뿐만아니라 6일 오전10시부터 상가리 위령제단, 9일 오전10시 노형 주민센터 앞에서 ‘노형 해원상생굿’, 24일 오전11시 하원마을 4.3위령제단에서 제주 각 지역에서 위령제가 봉행된다.

아울러 23일에는 일본 도쿄 니뽀리써니홀에서는 ‘제주4.3사건 68주년 기념 대담과 노래의 밤’, 24일 오사카 시립 히가시나리구민센터에서 제주4.3 58주년 재일본 4.3 사건 희생자 위령제가 진행된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