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현 유족회장, 인사말서 “정부, 새로운 갈등보다 치유에 앞장서야”

▲ 정문현 제주4.3희생자 유족회장.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정문현 제주4·3희생자 유족회장이 4·3이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를 넘어 미래 발전의 토대가 되도록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정 회장은 3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4·3희생자 추념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4·3이라는 비극 때문에 4·3희생자와 유족은 말 못할 고통의 긴 세월을 감내하며 살아왔고, 제주사회는 갈등과 분열의 긴 시간을 보냈다”며 “이제 4·3유족은 이를 딛고 화해와 상생을 위한 길을 선택했다. 그리고 평화와 인권의 인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이라는 성과와 화해와 상생으로 거듭나는 과정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과거사 해결의 큰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도 이념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를 왜곡하고, 폄훼하는 일들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 너무 서글프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특히 “정부도 과거 국가 폭력의 잘못에 대해서 새로운 갈등보다는 치유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하며 “우리는 단순한 갈등 봉합으로 순간을 넘기려는 시도가 또 다른 분열을 만든다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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