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남 의원 “예산도 다 못쓰는데 증액…사업비 숨겨 포괄적 편성”

▲ 27일 제주도의회 안창남 문화관광스포츠위원장이 집행부를 향해 질문을 하고 있다.

제주도가 이례적으로 제주문화예술재단에 예산을 대폭 증액시켜주면서 예산을 ‘숨겨 끼워 넣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 안창남(새정치민주연합, 삼양·봉개·아라동) 위원장은 27일 제주도 문화관광스포츠국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제주문화예술재단 예산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안창남 위원장은 “문화예술재단 예산이 올해 6억 밖에 편성되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36억 원이 편성됐다”면서 “재단 운영비는 4억 원에서 6억 원으로, 출연금도 2억 원에서 30억 원으로 대폭 증액됐다”며 그 이유를 따져 물었다.

이에 오승익 문화관광스포츠국장은 “6억 원은 순수한 운영비고 나머지 30억 원 중 10억 원은 출연금, 20억 원은 경상적 경비로 자체 사업을 위한 사업비”라며 “출연금을 10억 원 배정한 것은 목표액을 빨리 앞당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 위원장은 “30억 원은 사업비 예산을 숨겨서 포괄적으로 편성한 것”이라며 “왜 풀 예산을 포괄적으로 출연금에 집어넣었느냐”고 추궁했다.

그는 또 “문화예술재단이 집행을 보면 지난해 26억9400만원 중 결산서 상에 15억 원을 집행하지 못했다. 올해도 25억9800만원 중 18억 원을 집행 못하고 남았다”며 “이런데도 30억 원으로 대폭 늘려주는 이유가 무엇이냐? 제주도가 예산에 그렇게 여유가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예산도 남는데도 더 배정한다고 하면 도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몰아붙였다.

이러한 추궁에 오 국장은 “그런 부분은 다시 한 번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사업비 중 문화예술의 섬 프로젝트와 관련 문화예술복합공간 조성비로 11억 원을 배정한 것에 대해서도 사전 계획도 분명치 않은 상태에서 편성했다고 질타했다.

그는 “폐교된 학교를 활용할 예정인데, 기부체납 된 학교이기에 지역주민들과 의견을 나눠야 한다”며 “임대기간이 5년이면 사업을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욱이 “어느 정도 의견을 받고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며 “예산을 잡았는데 의견이 되면 하고 그게 안 되면 불용처리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오 국장은 “신창중을 목표로 하지만 폐교나 빈 건물이 많기 때문에 꼭 거기가 아니더라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 제주도민일보 김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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