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임용규(23·당진시청)-정현(18·삼일공고) 조가 한국 테니스에 28년만에 아시안게임 남자 복식 금메달을 안겼다.

임용규-정현 조는 29일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의 열우물 테니스 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 복식 결승에서 사남 싱-사케스 미네니(이상 인도) 조를 2-0(7-5 7-6<2>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용규-정현은 한국 선수로는 2002년 부산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이형택-정희석 이후 12년만에 아시안게임 남자 복식 결승에 오른 뒤 금메달까지 일궈냈다.

한국 테니스가 남자 복식 금메달을 딴 것은 1986년 서울올림픽의 유진선-김봉수 조 이후 28년만이다.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부터 2006년 도하대회까지 3연속 금메달 수확에 성공했던 한국 테니스는 4년 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단 한 개의 금메달도 따지 못했다. 당시 은메달도 따지 못한 한국은 남녀 복식에서 동메달 1개씩만 수확했다.

임용규-정현 조의 금메달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끊겼던 한국 테니스의 아시안게임 금맥이 다시 이어지게 됐다.

이형택이 처음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1998년 방콕대회 이후 한국 남자 테니스가 이형택 없이 금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전부터 쏟아진 비 탓에 당초 낮 12시에 시작될 예정이었던 경기는 3시간15분이나 미뤄져 열렸다.

경기 초반부터 팽팽했다. 임용규-정현 조와 싱-미네니 조는 자신들의 서브게임을 잘 지키면서 접전을 벌였다. 양 팀은 서로 브레이크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맞섰다.

균형이 무너진 것은 1세트 막판이었다.

서브게임을 잘 지키면서 게임스코어 6-5로 앞선 임용규-정현 조는 12번째 게임에서 내리 세 포인트를 가져오며 상대를 위협했다.

듀스까지 따라잡혔던 임용규-정현 조는 임용규의 발리샷을 상대가 따라잡지 못하면서 1세트를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2세트에서도 서로 서브게임을 상대에게 내주지 않으면서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임용규-정현 조는 복식 전문인 상대로 서브게임을 한 차례도 허용하지 않고 리드를 지켜갔다.

운도 따라줬다. 임용규-정현 조가 게임스코어 5-4로 앞선 상황에서 시작된 상대의 서브게임에서 정현이 네트 너머로 살짝 넘긴 공이 네트를 타고 넘어가면서 먼저 포인트를 수확, 분위기를 살렸다.

이 게임을 잡지는 못했지만 흐름은 임용규-정현 조가 쥐고 있었다.

그러나 임용규-정현이 상승세를 타고 있던 상황에서 비가 내렸다. 게임스코어 5-5로 맞선 상황에서 임용규-정현 조가 30-15로 분위기를 살리고 있는 가운데 보슬비가 떨어졌다.

결국 경기는 또다시 중단됐다가 오후 5시41분 재개됐다.

임용규-정현 조는 재개된 경기에서 듀스로 따라잡혔으나 임용규의 스매시로 서브게임을 지켜 게임스코어 6-5로 앞섰다.

이어진 게임에서 상대의 범실을 유도해 30-15로 앞섰던 임용규-정현 조는 승리에 두 포인트만을 남기고 게임을 내줘 타이브레이크에 돌입했다.

임용규-정현 조는 타이브레이크에서 정현의 백핸드 발리샷과 백핸드 다운더라인이 상대 코트에 꽂히면서 내리 두 포인트를 수확, 기선을 제압했다.

임용규의 스매시와 상대의 더블폴트로 임용규-정현 조는 5-1까지 달아났다. 상대가 정현의 서브를 리턴한 것이 코트 밖으로 벗어나면서 임용규-정현 조의 금메달이 확정됐다.

승리가 확정된 후 임용규와 정현은 서로를 얼싸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기쁨을 한참 만끽한 그들은 태극기를 들어올리며 관중의 열렬한 응원에 화답했다.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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