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도내 전력공급에 비상신호가 감지되고 있다고 한다. 까닥하다간 지난해 9월 15일 전국적으로 발생한 ‘블랙아웃(대규모 동시정전사태)’이 제주에서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는 얘기다.

도내 발전설비를 풀가동할 경우 전력공급량은 60만7000㎾ 정도이고, 2개의 해저케이블에서 각각 15만㎾씩 30만㎾가 공급되면 90만7000㎾로 상당한 여유가 있다. 그러나 해저케이블 제2연계선을 통한 전력공급은 언제 이뤄질지 아직 미지수이고, 육지부 전력수요 확대에 따라 제1연계선도 최소수준인 5만㎾수준으로 낮춰 공급할 예정이어서 실제 전력공급 가능량은 65만7000㎾ 밖에 안된다.

여기에 남제주내연발전소 3만6000㎾와 전력계통 안정성 유지를 위한 보조설비에서 얻어지는 4만㎾까지 끌어모으면 73만3000㎾가 되지만, 남제주 내연발전은 오전 9시~오후6시까지만 가동되기 때문에 전력수요가 가장 많은 오후 8시 전후에는 쓸모가 없다고 한다. 따라서 올 여름 전력수요 피크시간에 실질적인 최대 전력공급량은 69만7000㎾에 불과하다는 결론이다.

그런데 전력거래소 제주지사가 예상하는 올 여름 도내 최대 전력수요는 지난해 62만4300㎾에 비해 5만6700㎾나 늘어난 68만1000㎾에 이를 전망이다. 전력공급 예비율이 2% 남짓에 불과한 상황에서 도내 발전시설이나 해저케이블을 통한 전력공급 등 어느 한곳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특히 지난 21일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전국적으로 정전대비훈련을 실시할만큼 올 여름 예상되는 전력난은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육지부 전력난이 심각할 경우 해저케이블 제1연계선을 통한 5만㎾ 공급이 중단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는 실정이라고 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제주도나 한전제주지역본부 등 관련기관이 전력난에 대비해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았다는 얘기를 들어본적이 없다. 도내 발전설비를 차질없이 가동하고 2개의 해저케이블에서 공급가능한 전력을 최대한 확보하는 등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 도민들이 안심할수 있게 해야 함에도 절전타령만 하면서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절전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도민·국민들의 의식도 필요하지만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밥을 먹고 사는 한전과 제주도를 비롯한 관련기관들이 기본적인 책임을 다하는 것이 먼저다. 안정적인 전기공급은 국민들의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서비스임을 감안, 하루빨리 ‘정전대란’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을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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