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혁.

[제주도민일보 박민호 기자]‘흑표범’ 김동혁(24·제주맥스체육관)이 1차방어전에 실패, 챔피언 벨트를 반납했다. 챔피언 등극 5개월 만이다.

김동혁은 지난 28일 서울 KBS 스포츠월드 제1체육관에서 열린 ‘OPBF(동양태평양복싱연맹) 슈퍼페더급’ 1차방어전에서  지명 도전자 잠송 추와타나(25·태국)을 맞아 선전을 펼쳤지만 9라운드 TKO패를 당하면서 챔피언타이틀을 빼앗겼다. 1라운드에 당한 버팅(butting, 머리로 상대편 선수를 고의적으로 받는 반칙 행위)에 의한 아쉬운 패배였다. 

 경기 초반부터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1라운드 고의적인 두차례 버팅을 당했고 상대역시 강했다.
김동혁과 같은 왼손잡이인 추와타나는 2전적이란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왼손잡이와의 상대 또한 수준급이었다.

1라운드 2차례 버팅으로 흐름을 잃은 김동혁은 2라운드부터는 리듬을 찾아가는 듯 싶었다. 하지만 4라운드부터 근거리 펀치를 허용, 흐름을 뺏겼다. 5라운드가 시작되면서 버팅으로 인한 상처(오른쪽 눈주위)가 부어오르며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김동혁은 결국 자신의 스타일인 아웃복싱을 버리고 압박을 계속했다. 하지만 상대 커팅과 부어오른 눈으로 경기중 닥터 체크가 몇차례 이어졌고 결국 9라운드 경기를 종료시켰다. 한국 유일의 동양챔피언 김동혁의 꿈이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그간 스폰서 확보의 어려움과 주위의 무관심, 왼쪽팔꿈치와 어깨부상, 스파링파트너 부재(왼손잡이 파트너) 등 악재와 싸워온 김동혁은 세계챔피언을 꿈꾸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터라 주위의 안탁가움은 더했다.

만약 김동혁이 이번 경기에 승리할 경우 WBC월드컵과 타이들 도전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지만 이날 패배로 그가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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