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고양이앞에 생선을 맡긴’ 꼴이다. 어민들에게 지급되는 면세유를 빼돌려 팔아먹은 도내 한 수협직원들의 파렴치한 행각을 두고 하는 소리다.

제주해경에 덜미를 잡힌 수협직원 3명은 온도에 따라 부피가 커지는 경유의 특성을 감안해 여름에 추가지급하는 유류온도 환산량을 어민들이 잘모르는 점을 악용해 빼돌리는가 하면 낙도벽지 어선은 정상적인 양보다 줄여 공급했다고 한다. 이들이 빼돌린 어업용 면세유는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870드럼(17만4000ℓ)으로 시가로는 무려 3억원에 이른다.

이들은 이가운데 200드럼을 급유소가 없는 도두·애월 등지에서 2500여만원에 팔아 나눠 가져 개인 용도로 썼다고 하니, 가뜩이나 기름값 인상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어민들의 등골을 빼먹은 파렴치한 짓이 아닐수 없다. 도대체 수협은 직원들의 이런 짓거리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하고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직원들이 어업용 면세유를 빼돌리는 이런 행각은 단지 특정 수협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다른 수협은 물론 농업용 면세유를 공급하는 농협에 대해서도 면밀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농어민들을 등치는 행태를 근절시켜야 한다. 농·수협 역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부감사 기능을 가동해 면세유 공급과정상의 문제를 면밀히 살피고 다시는 이런 행태가 발붙이지 못하게 직원들의 기강을 바로잡아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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