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일보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데스크논단
개들이 웃을 판[칼럼] 조영배 / 제주대학교 교육대학 교수
▲ 조영배

화투판이다. 싸움판이다. 사기 판이다. 도둑질 판이다. 온통 난리판이다. 이 나라가 돌아가는 꼴이, 정치와 종교와 경제와 언론과 교육계가 돌아가는 꼴이, 그리고 이 제주 땅과 제주도정이 돌아가는 꼴이 정말 개들이 웃을 판이다. 그래서 스님(?)들의 화투판이 부끄럽다. 그래서 진보(?) 정치의 싸움판이 부끄럽다. 그래서 미래저축은행의 사기 판이 부끄럽다. 그래서 이명박 정권실세들의 염치없는 도둑질 판이 부끄럽다. 그래서 KT 사장이 대포폰을 만들어 주었다는 소식에 영 기분이 더러워진다. 또한 여전히 논문부정과 같은 가증스러운 짓들이 넘치고 있는 대학이 부끄럽다. 그리고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7대 경관 문제에 대해 ‘곤죽에 코풀어 놓은 듯 이레 착 저레 착’ 하는 우도정이 부끄럽다. 그러니 이 나라와 이 제주 땅이 온통 개들이 웃을 판이다.

완전한 인간이란 없다. 그러나 인간이 인간이라면, 끊임없는 자기 성찰을 통해 ‘자신의 부족한 점을 개선하고, 또한 다른 존재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존립 근거다. 자기이익만을 위한 삶이라면, 그것은 동식물의 삶과 다를 바 없다. 때문에 인간은 ‘개인의 발전과 자기실현을 뛰어넘어 타자와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살도록’, 인간사회를 구성해 왔던 것이다.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들이 그러한 자유의지를, 타자를 죽이고 자기이익을 편취하는데 사용한다면, 그런 인간들은 개만도 못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가 개가 웃을 판에 처해 있는 것이다.

학계는 두말의 여지없이 ‘양심적인 학문연구를 통해 이 사회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것’이 그 존립근거이다. 그래서 남의 연구를 베끼는 자들은 사기꾼이나 다름없다. 정치계는 ‘국민의 안녕과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그 존립근거로 한다. 그래서 국민들의 삶은 안중에도 없고 정치권력을 이용해 자기 뱃속이나 채워 온 자들도 사기꾼이기는 마찬가지이다.

경제계는 ‘자본과 노동의 협력 하에, 정직하게 노력해 모든 이들의 부를 창출’하는 것을 존립근거로 삼아야 한다. 그래서 회장의 지위를 이용해 남의 돈을 횡령해 먹을 궁리만 한 미래저축의 김찬경 같은 자들은 그야말로 사기꾼인 것이다. 그 뿐인가? 공공성과 공정성을 지켜야할 통신업의 KT 사장이라는 자가, 거꾸로 공공성과 공정성을 파괴하는 대포폰을 만들어 민간인 사찰에 활용하도록 해 주었다는 보도를 접하고는 그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 한 마디로 개판인 것이다.

방송계는 그야말로 공정한 보도를 생명으로 하며, 각종 권력들의 부정부패를 널리 알리고, 이 사회를 공정한 사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존립근거로 한다. 그래서 그 동안 권력에 아부하며 교묘한 방법으로 불공정 보도를 일삼아 온 몇 몇 언론들의 행태들도 사기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종교의 존립근거는 어디여야 하는가? 그것은 그야말로 ‘궁극적 실재(신)에 귀의해, 개인의 구원은 물론 이 땅의 모든 존재들을 위해 이타적(利他的)인 삶을 살도록 하는 데’ 있다. 그래서 타자를 위한 사랑이 아니라, 화투판을 벌여 자기 이익이나 챙기려 한 스님(?)들이나, 불법을 마다 않고 ‘자기들만의 교회를 짓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목사(?)들의 행태’ 또한 종교를 빙자한 추잡한 사기행각인 것이다.

강정해군기지 문제는 여전히 제주 땅을 괴롭히고 있다. 그런데 강정해군기지 문제는 위의 모든 사기행각의 종합 판이라 할 수 있다. 강정해군기지에는 ‘해군기지냐 민군복합항이냐’라고 현혹하는 정치적·행정적인 사기가 있다. 강정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해군기지든 민군복합항이든 제발 강정에는 들어오지 말라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강정해군기지에는 학술적인 사기가 있다. ‘동북아 지역의 평화유지를 위해, 한국선적의 안전한 해상항로 확보를 위해, 등을 말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이 법리적이지도 않고, 현실적이지도 않다는 것이 이미 밝혀졌음에 불구하고 말이다.

강정해군기지에는 해군과 밀착된 거짓된 종교인들의 사기와 침묵이 있다. 물불 가리지 않고 해군기지 찬성에 앞장서는 몇몇 종교인들, 타자의 고통과 아픔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려는 종교인들. 이미 그들은 타자의 고통을 나 몰라라 하는 종교적 사기꾼이며, 방기(放棄)자들이다. 침묵하는 언론은 어떤가?

사기와 속임수는 반드시 드러나게 마련이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이 정권의 권력자들이 이렇게 줄줄이 소환될 줄을 이미 온 국민은 알고 있었다. 몰랐다면 저들만이 몰랐을 것이다. 강정해군기지의 속임수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방법으로 강정을 속이려고 해도, 이를 바로 잡기 위한 다른 한 편의 노력들이 있는 한, 그러한 속임수는 반드시 드러날 것이다. 그래서 지금 강정해군기지와 관련해 사기 판을 벌이고 있는 자들을 향해 개들이 웃고 있는 것이다. ‘머흐흥~, 머흐흥~’

조영배  wabora2002@yahoo.co.kr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