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들은 경마의 꽃이 아닙니다. 기수들은 야생에 풀어진 한마리의 나약한 개에 불과합니다. 살아남으면 남고, 죽으면 버려지는 …” 지난 27일자 본보에 보도된 「어느 경마기수의 고백」은 연이어 드러나는 경마 승부조작이 일어날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는 성적과 마주·조교사 등으로부터 자유로울수 없는 상황속에 열악한 복지수준으로 인해 승부조작의 유혹에 넘어갈수 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고발이다. 지난 2010년 부산경마장의 한 여기수의 자살도 기수로 뽑아 교육을 시켜 경주에 내보내고 나면 생활이 가능한 최소한의 여건도 보장해주지 않고 나몰라라하는 경마장의 행태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성적을 올리지 못하거나 나이가 들면 생존의 위협에 노출되는 현실에서 승부조작의 유혹에 흔들릴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경마기수들의 화려한 모습 뒤에 감춰진 불편한 진실이다. 때문에 그는 “제주경마장 기수 38명 가운데 10명을 제외하면 어두운 유혹에 빠졌거나, 한 두번은 승부조작에 가담했을수 있고, 앞으로도 그럴수 밖에 없을 것” 이라고 했다.

그 역시 “가슴에 손을 얹고 넌 한번도 해본적이 없냐고 물으면 자신있게 답할수 없다”고 고백했다. 승부조작 방지를 위한 기수 정신교육이라는 것도 사인을 받고 사진을 찍는게 전부라고 한다. 도민들을 ‘한 방의 유혹’에 끌어들여 배를 불리는 것도 모자라 승부조작까지 계속 드러나는 제주경마장을 과연 이대로 둬야 하는가.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