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로 사제비 동산 산림 1.6ha 태워

▲ 24일 오전 한라산 사제비동산 인근에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긴급 출동한 군인들이 진화 작업을 펼치고 있다. 박민호 기자
[제주도민일보 김동은 기자] 24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국립공원 사제비 동산에서 화재가 발생해 1시간40여분 만에 진화됐다. 이날 화재로 산림 1.6ha가 불에 탔으며, 한라산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은 24년 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화재가 발생한 지점은 한라산 해발 1400m인 사제비 동산 음수대 인근으로 이곳은 어리목코스 1~9지점 매표소에서 2.5km 떨어져 있는 곳이다.

이날 오전 11시53분께 사제비 오름에서 발생한 불길은 한라산 국립공원 어리목 코스를 오르고 있던 등산객이 발견, 신고하면서 소방당국이 본격적인 진화에 나서기 시작했다.

신고를 접수 받은 소방당국은 560여명의 소방공무원과 의용소방대를 현장으로 투입했다.

또한 한라산국립공원 전 직원과 경찰·군부대도 병력 360여명을 투입하는 등 총 1270여명이 동원돼 대규모 화재 진화에 나섰고, 산림청 헬기 1대와 제주지방경찰청 헬기 1대, 소방차 17대와 등짐펌프 500대 등의 장비가 동원됐다.

낮 12시40분에는 산불이 축구장 하나의 크기 만큼 번졌으나 오후 1시가 넘어가면서 점차 진화되기 시작했다. 바람이 불면서 진화에 애를 먹었지만 다행히 1시20분이 넘어서자 큰 불은 모두 진화됐고, 1시45분에는 작은 불씨까지 잡히면서 완전 진화됐다.

이날 화재로 조릿대 및 잡목 등 산림 1.6ha가 불에 탔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며, 등산로 인근에서의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한라산 화재는 지난 1988년 11월13일 사라오름 남동쪽에서 발생한 이후 24년 만에 처음있는 일로 당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수천 그루의 나무가 탔었다.

그동안 한라산은 산불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었다.

특히 최근 제주발전연구원이 내놓은 ‘기후변화 적응대책 세부시행계획 수립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한라산 1400m 이상 지역은 천이에 의한 억새의 유입과 산불에 취약한 소나무의 이동으로 산불의 위험이 항상 존재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보고서는 또 “제주의 산불은 초기 진화가 가장 중요하며, 오름의 산불은 지형이 험난해 현재의 산불진화 방법으로는 인명사고의 위험도 상존해 있다”고 지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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