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서열화와 사교육 조장 등 문제가 제기된 제학력평가에 대한 연구용역이 제주도교육청의 입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짜맞추기’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고 한다. ‘전수평가’를 지양하고 ‘표집평가’를 위한 문항을 개발하라는 제주도의회의 요구와는 달리 용역팀이 도교육청이 주장하는 ‘전수평가’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서울교대 연구용역팀은 지난 16일 중간보고회를 통해 미국이 ‘전수평가’를 택하고 있다며, 현황·실태에 대한 정확한 조사기능과 평가결과에 대한 개별적 피드백 가능 등 장점을 강조했다. 반면 ‘표집평가’에 대해선 인적·물적 자원이 절약되고 대략적 현황 파악만 가능하다며 전수평가에 무게를 실었다고 한다.

제학력평가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유독 ‘전수평가’와 ‘표집평가’에 대한 비교문항을 뺀것도 도교육청의 논리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교육전문가의 판단에 맡겨야 할 문제라고 하면서도, 제학력평가의 목적과 타시도 사례 등에 비추어 전수평가가 타당하다고 제시한 대목이 그렇다.

설문조사 결과 제학력평가의 필요성에 대한 물음에 교장·교감 등 관리직만 긍정적인 답변이 많고, 부장교사(41.2%)와 일반교사(52.2%)는 부정적인 답변이 많다는 점은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제학력평가가 교사들에게 과도한 경쟁심과 부담을 준다는 응답이 매우 높고(부장교사 76.1%,일반교사85.1%), 횟수 감축보다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부장교사 39.1%, 일반교사 44.5%) 점은 더욱 그러하다. 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결과물을 내놓을 것을 용역팀에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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