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천주교·세계평화활동가등 이구동성

[제주도민일보 조성익 기자]제주해군기지 문제가 종교를 초월하고, 전 세계인의 언어 장벽을 넘어 ‘해군기지 반대’라는 하나의 구호로 똘똘 뭉치고 있다.

2012 제주국제평화대회가 지난 24일부터 3일간 제주에서 개최된 가운데 참가자한 종교 지도자들이 한목소리로 해군기지를 반대하는가 하면, 외국 평화활동가들이 강정주민들과 진솔한 대화를 하면서 연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국제평화대회 첫날인 24일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강정마을 해군기지, 평화적 해결만이 정답’이라며 공권력 투입으로 인한 무차별 연행과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이날 스님들은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점점 극한으로 치닫고 있어 불교계는 깊은 우려의 뜻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며 “천주교 문규현 신부 등 종교인 마저 사법처리 당했다고 하니 같은 종교인으로서 사태의 심각성을 크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사회적 갈등을 해결해야 할 주체인 정부가 갈등을 해결하기는 커녕 갈등을 일으키는 주체가 돼서야 말이 되겠는냐”며 “정부는 갈등을 해결하는 본연의 역할과 자세로 돌아와 일방적 공사강행, 사법처리 등 극단적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제주국제평화대회 개막식에서 축사를 한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은 “강정에 평화를 지키기위해 지난 5년동안 온몸을 던져 희생하고 활동하신 모든 평화의 사도들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고 감사를 드린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어 “지난 5년 동안 평화를 위해 싸워온 이들은 6억원 가까운 돈을 벌금형으로 냈어야 했다고 한다”며 “그 작은 마을의 백성에게 그런 짐을 부과하는 오늘의 권력의 부조리와 부당하에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분개했다.

강 주교는 “우리들의 마음을 모으고 뜻을 합하면 세계 모든 평화에 연대와 도움을 받으면 아무리 강한 공권력도 우리가 뚫고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대회 이틀째인 25에는 세계평화활동가들과 강정주민과의 대화의 시간이 마련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강성원 할아버지는 “여러분께 도움을 요청한다”며 “오랜기간 반대 싸움으로 주민들이 모두 환장가 됐고, 친하게 지내던 이웃들과도 멀어져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자 미국의 메리 베쓰 설리번 사회복지사는 “결국 해답은 마을에서 찾아야 한다”며 “찬성과 반대 주민들 모두 언제가는 치유를 위한 만남이 필요하고, 끊어진 관계를 연결시키기 위한 개개인의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주위에서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의 평화운동가 엔지 젤터는 “앞으로 한 달 동안 강정에서 주민들과 함게 머무겠다”며 “여러분이 억압당하면 함께 억압당하고, 감옥에 가면 나도 함께 감옥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네트워크 브루스 개그논 사무총장은 “여러분의 승리하는 순간까지 투쟁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연대했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서 국제평화운동가들은 자신이 외부에서 강정투쟁 지원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리스트’를 작성하고, 수시로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를 위한 국제 행동의 날’를 정해서 전 세계에서 동시에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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