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은 기자
[제주도민일보 김동은 기자] 얼마 전 인터넷에서 우연히 ‘등골 브레이커’라는 신조어를 보게 됐다.  ‘등골 브레이커’는 학생들이 고가의 패딩을 입고 부모의 등골을 빠지게 한다는 의미로 불려지고 있었다.

특히 최근에는 이른바 ‘등골 브레이커’가 학교 폭력 등 각종 사회 문제를 야기시키며 논란이 되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에서 자신의 ‘계급’을 올리기 위한 수단 또는 입지 않으면 왕따를 당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고가의 패딩을 입는다고 한다.

학생들이 고가의 패딩을 입음으로써 계급을 올린다는 현실은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씁쓸하기까지 하다. 자신의 계급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고가의 패딩을 입으려는 모습이 현 제주도의 모습과 오버랩 됐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세계 7대 자연경관이라는 옷을 입기 위해 300억원이 넘는 도민 혈세를 지사의 쌈짓돈 마냥 쏟아 부었다. 부모님들의 등골을 휘게 만든 고가의 패딩과 제주도민들의 등골을 휘게 만든 ‘7대 경관’이 별반 다르지 않은 셈이다.

그렇게 쏟아부은 혈세의 댓가로 제주도는 국제적 인지도나 공신력도 없는 재단인 뉴세븐원더스(N7W)로부터 ‘7대 경관’이라는 비싼 옷을 구입하게 됐다.

그러나 제주도는 그 비싼 옷구입에 쓰인 예산문제의 본질은 덮어 놓은 채 아직까지도 도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사과나 반성 없이 말도 안되는 주장을 내세우며 장밋빛 꿈을 꾸고 있다.

굳이 고가의 패딩을 입어야만, 어느 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아야만 계급이 올라가고 더 아름다워 질 수 있는 것일까?

학창시절 어른들은 매일 같이 잊지 않고 “학생의 본분은 공부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전혀 틀린 말이 아니었다. 학생의 본분은 학교를 다니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다. 학생은 학생으로서의 본분에 충실할 때 그에 맞는 분위기가 생겨나기 마련이다.

제주도 역시 다르지 않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제주도는 이미 세계적으로 ‘7대 경관’이나 다름 없다. 누가 일부러 나서서 인증하지 않더라도 우리들 마음속에 제주도는 충분히 ‘7대 경관’이다.

안그래도 힘들어서 휘어지려는 등골, 더 이상 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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