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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와 사랑에 빠졌습니다”당신의 오늘은...캐슬렉스CC 레스토랑 총조리장 진명철씨

▲ 진명철씨
요리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
제주 식생으로 메뉴 개발
천지가 밥이다 틈틈이 산·들 돌아다녀

[제주도민일보 김동은 기자] 배꼽시계가 울릴 시간이 다가오자 일손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한쪽에서는 먹음직스런 참치 살을 정성스럽게 썰고 있고, 또 다른 쪽에서는 참치회에 올라가는 가니쉬(음식 외형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곁들이는 것)를 손질하고 있다. 어느 한 레스토랑 주방의 전경이다.

서귀포시 사조레져그룹 캐슬렉스CC 레스토랑 '아리아'에서 총조리장을 맡고 있는 진명철씨(44).

요리를 시작한 지 22년이 훌쩍 넘은 진씨는 1년 전부터 이 곳에서 총조리장을 맡고 있다.

진씨는 제주도에서도 내로라하는 쉐프 중 한명이다. 그는 신라호텔 레스토랑에서 주방장으로 근무할 당시 미국의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롯해 김대중 전 대통령 등 세계 정상들과 국빈들의 요리를 맡은 바 있다.

"군대를 전역하기 전까지는 요리에 관심이 없었어요. 그러다 군대를 전역하고 나서 우연치 않게 한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는데 그때부터 요리의 매력에 빠지게 된거죠"

직설적이고 급한 성격이었던 진씨는 요리를 하다 보니 본래의 급한 성격도 차분해지고 적성에도 잘 맞는다고 생각돼 요리를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유학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신라호텔 레스토랑의 채용공고를 보게 됐어요. 경쟁률이 30:1이라 큰 기대를 안했었는데 며칠 후 합격통보 전화가 오더라구요. 그래서 유학을 포기하고 바로 호텔로 들어갔죠"

요리에 대한 그의 열정은 끊임없는 메뉴개발로 이어졌다. 10년 넘게 호텔에 있는 동안 진씨는 제주도의 해산물을 이용한 메뉴들을 개발해 냈다. 그의 열정 때문이었을까? 그가 개발한 메뉴들은 손님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고 그 덕분에 표창까지 받게 됐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행복도 잠시,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베테랑 선배들이 하나둘 레스토랑을 떠났다. 선배들이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진씨는 처음으로 요리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결국 호텔을 나오게 됐다.

"요리에 대한 회의감 마저 들었던 시기였어요. 그래서 한동안 요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그가 몇년 후 다시 요리를 하게 됐다. 어떻게 해서 다시 요리를 하게 됐을까?

"문득 건강식 요리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강원도에 여행을 가게 됐는데 제주에서는 볼 수 없었던 능이버섯, 오리궁둥이버섯들이 식자재로 쓰이더라구요. 이 식자재를 이용해 새로운 요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강원도에서 다시 요리를 하게 됐습니다"

진씨는 강원도 비발디파크 소노펠리체 레스토랑에서 총주방장을 맡아 다양한 버섯요리들을 개발해 냈고 지난해 5월에는 제주도로 다시 돌아오게 됐다.

"제주도로 돌아온 이유요? 참치 때문이죠. 참치요리는 고가라 기존에는 특급호텔에서만 다루고 있었거든요. 레스토랑에서도 제대로 된 참치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진씨는 이 곳에서 모기업의 주력상품인 최상급 참치로 참치회덮밥, 참치타다끼, 참치알조림 등 다양한 참치요리를 개발해 손님들에게 저렴하게 제공하고 있다.

"참치를 가장 맛있게 먹기 위해선 해동이 중요해요. 참치는 영하 40도 이하의 온도에서 저장돼 운반되기 때문에 급격히 해동하면 비틀어져요. 그래서 저만의 노하우를 이용해 저온에서 참치를 해동하고 있습니다"

그가 이토록 참치에 열광하며 참치 애찬론을 펼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참치가 완전식품이라는 것이다.

"참치는 우리 몸에 이로운 점들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DHA가 풍부해 두뇌발달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동맥경화 예방에도 도움을 줍니다"

참치에 대한 사랑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진씨는 참치를 더욱더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산과 들에 있는 식생들을 참치에 접목시키는 연구를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들에 있는 인동초를 채취해 효소를 만들어 발효시키고 있어요. 참치와 효소를 접목시키면 근사한 요리가 탄생할 겁니다"

진씨는 "천지가 밥이다"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산과 들을 찾아다닌다.

진씨는 "제주도에 있는 식생의 종류가 무려 2500~3000가지나 된다고 해요. 실제로 산과 들에 나가보면 인동초를 비롯해 멩게, 아카시아 등 먹을 수 있는 식생들이 엄청 많아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는 제주의 식생들로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진씨의 수첩에는 각종 식생들의 특징과 효소를 저장하기 위한 계획들이 빽빽이 적혀 있었다. 손때가 묻은 수첩을 보면서 요리에 대한 그의 열정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 사조레져그룹 캐슬렉스CC 레스토랑 아리아 식구들의 모습. 왼쪽부터 이권우 조리장, 고혁준 조리사, 문현숙 찬담당, 고윤정 조리사, 이승현 조리사, 진명철 총조리장

▲ 진명철 총조리장이 자연 효소를 이용해 만든 단호박 소스를 곁들인 오복쌈 요리

▲ 참치회

김동은  dongsan@jeju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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