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시태 <제주서중학교 교사>

바다위에 떠 있는 비양도의 아름다움은 안에서 보다 밖에서 빛을 발한다. 비양도는 바라 보는 장소에 따라 매우 다채롭게 보인다. 제주행 비행기를 타고 올 때 제주에 왔음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한라산 백록담을 볼 수 있을 때라면, 이 순간 처음으로 제주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는 곳은 활주로에 착륙하기 위하여 비행기가 유턴하면서 보여주는 가오리 모양의 비양도일 것이다.

평화로에서 낮에 바라보면 은빛물결을 호령하며 바다위에 홀로 떠 있으며, 석양이 질땐 금빛 주단을 휘감아 화산활동을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금능과 협재 해수욕장에서 비양도를 바라볼 때 옥빛 바다위에 떠 있는 섬 속의 섬 모습은 미의 극치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를 찾아 온 관광객은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자아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비양도를 바라다 보며  자신들의 카메라 속에 몸을 맡기는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또한, 비양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한라산, 바다 그리고 곶자왈 전경이 아름답고 포근해 보인다.


화산활동에 의해 날아 온 비양도
 

이러한 연유로 옛 북제주군에서는 2002년 ‘천년의 섬’ 행사를 대대적으로 실시하였다. 비양도가 천년의 섬으로 불리면서 비양도에 관광객을 끌어 모을 수 있었던 것은 북쪽 해안에 ‘애기업은 돌’, ‘코끼리바위’, ‘화산탄’ 등 독특한 지형·지질구조와 자연 환경이 보전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제주도에서의 화산분출을 기록한 최초의 문헌인 고려사절요에 고려 목종 5년(1002년) 5월 ‘耽羅山 開四孔 赤水湧出 五日而止 其水皆成瓦石(탐라의 산이 네 곳에 구멍이 열리어 붉은 색 물이 솟아 나오기를 5일만에 그쳤는데 그 물이 모두 와석이 되었다)’이라는 문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록이 정확히 비양도를 일컫는지 확실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비양도의 탄생시기를 알아보기 위하여 1993년에 Miyake 등은 비양도 북서쪽 해안의 암석을 채취하여 방사성연대(K-Ar)를 이용하여 절대연령을 측정한 결과 4만3000년전으로 밝혀진바 있다.


섬속의 섬으로 남기 위해선
 

비양도 탄생 1000년을 맞아 ‘천년의 섬, 비양도’ 행사를 가진 이후 비양도의 이름이 전국에 알려지면서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크게 늘었다. 그 당시에 김영배 비양리장은 “관광객들로 인하여 자연경관이 훼손됨은 물론 각종 쓰레기 처리에 문제가 있어 쓰레기 처리 비용 차원에서 입도세를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였으며 “도항선이 1대뿐이어서 여름철 성수기때 만이라도 도항선을 늘리는 데 행정 당국의 지원이 요구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8년이란 세월이 지난 지금도 여건은 예전과 마찬가지이다. 천년의 섬 행사가 끝난 이후 행정당국에서 적극적으로 비양도를 생태관광지로서, 지질관광지로서 개발하였더라면 지금에 와서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행정단국이 지역주민들끼리 마찰을 일으키게 한 단초를 제공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조심스레 가져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3월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에서 비양도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심사를 보류했다. 지금이라도 주민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늦지 않았다. 라온랜드㈜가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취소하고 지역민들과 상생하는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도나 시 역시 비양도에 입도세를 징수하는 방안과 현재 운용중인 도항선의 운항 횟수를 2~3회 더 늘이고 규모가 큰 도항선으로 교체하여 비양도민과 관광객들의 불편을 해소함은 물론, 며칠 뒤에 있을 제주 세계지질공원 실사에서 9개의 지질명소 외에 비양도와 곶자왈을 위원들에게 소개하면서 제주의 아름다움을 전세계인들에게 공인을 받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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