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된 조천읍 신흥분교를 리모델링해 오는 3월 문을 여는 다문화교육센터가 명확한 교육방향을 잡지 못해 실수요자들에게 외면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답답한 노릇이다. 특히 접근성이 떨어지는 조천읍 신흥리라는 다문화교육센터 위치를 감안할때 일반 다문화센터와는 차별화된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함에도 예산·인력 등의 문제로 제대로 된 계획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음은 걱정스러운 대목이 아닐수 없다.

다문화교육센터는 양성언 제주도교육감의 선거공약사업 가운데 하나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결혼이민가정 자녀의 교육을 돕고 도민들의 세계의식을 함양하는 취지에서 설립된다. 지난해 현재 제주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결혼이민자 2007명을 포함해 8499명으로 5년새 3배 가까이 늘었고, 다문화가정 학생도 354명으로 최근 3년새 2배 가까이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할때 다문화교육센터 설립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한국지방정책연구소는 지난 2010년 6월 타당성 연구용역 보고서를 통해 지리적 접근성을 최대 약점으로 지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에 의한 양질의 교육기관으로 운영할 것을 주문한바 있다. 이를 위해선 한글과 교과목 위주의 전문적인 방과후 교육 등 학업 신장교육과 다문화 이해 교육 등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교육 효과를 제고하기 위한 예산·인력 확보가 전제돼야 함도 물론이다.

그런데 다문화교육센터 개관을 한달여 앞둔 지금까지 강사진도 꾸리지 못한데다, 아이들의 숙제를 돕고 인성을 가르치는 정도의 방과후수업을 구상하고 있는 정도가 전부라고 한다. 예산도 견학체험 3000만원, 방과후수업 600만원 수준에 불과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을 기대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도내 다문화가정이 제주시와 애월읍에 몰려있는 상황에서 다문화교육센터에서 일반 다문화센터와 차별화된 전문적인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굳이 조천읍 신흥리까지 힘들여서 갈 이유가 없다. 이렇게 되면 다문화교육센터 설립 취지가 무색해지고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노릇이다.
다문화교육센터는 문을 여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얼마나 충실한 내용으로 꾸려가느냐가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다문화교육센터가 다문화시대 제주사회의 중심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할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의지를 도교육청에 당부한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