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가 1700년대 제주를 그린 화첩 「탐라순력도」를 영상으로 재현해 공개하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더불어 이를 테마로 제주목관아 내에 역사체험공간을 마련한 것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탐라순력도」는 1702년 제주목사 겸 병마수군절제사로 부임한 이형상이 10월 28~11월 19일까지 관내 각 고을을 돌며 진행한 행사와 풍광을 제주목 화공에게 그림에 담게 해 41폭의 채색화첩으로 만들어졌다. 첫장에 등장하는 ‘한라장촉’은 독립된 제주도 지도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제주목이 아래, 서귀포가 위로 돼있어 당시 조선의 수도 ‘한양’의 시각으로 그려졌음을 보여준다.

「탐라순력도」에는 이 목사 일행이 조천성에서 군사훈련과 말을 점검하고, 김녕 용암동굴과 정방폭포를 둘러본뒤 서귀진의 군사를 살피고 천제연에서 활쏘기대회를 여는 등의 장면이 세세하게 묘사돼 있다고 한다. 귤나무 숲에서 벌인 잔치와 산방굴 앞에서 잔을 기울이는 모습, 제주목으로 돌아와 양로잔치를 베푼 기록도 있다.

당시 제주목 화공이 그린 「탐라순력도」는 그 수준이 중앙 화원들이 그린 「의궤도」를 능가할만큼 미술사적으로도 가치가 크다고 한다. 그럼에도 보존·보안상의 문제로 국립제주박물관에 보관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것을 영상으로 재현해 도민·관광객들에게 선을 보이게 된것이다.

제주목관아 망경루에 설치된 「탐라순력도」 영상물은 교과서에서 접하지 못했던 학생들의 교육자료는 물론 도민·관광객들에게 제주의 역사를 알리는 소중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계기로 제주목관아를 역사문화관광자원으로 보존·활용하는데 더욱 힘쓰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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