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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지름’ 어디강 믿엉 사 집데광?[이 마을에 일이 벌어지고 있다] 1. 조수리
참깨 농사·착유공정 내보여 볼거리·살거리로
최초의 순례길·옹기길로 색다른 ‘걷기’ 준비

시내와 멀리 떨어질수록 주민들의 자신감은 작아진다. 주민들은 스스로 정보가 적다고 느끼고 움직이기를 꺼린다.
그러나 이제는 소규모 먼 마을 주민들도 발전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필요성에 공감하고 움직임을 시작했다. 젊고 빠릿한 이장이 노인들을 설득하고 행정의 사업공모안을 뒤적이고 있다.
본보는 올해 제주시의 발전 전초기지 마을을 주목한다. 첫 순서로 시내에서 가장 떨어진 조수리를 찾았다.

▲ 마을에 일을 벌이고 있는 조수교회 김정기 목사와 김현진 1리장. 문정임 기자

지난달 28일 김현진 조수1리 이장은 출타중이었다.

그를 만난 곳은 한경면 발전협의회 창립총회 현장. 스스로가 가장 먹고살 거리가 없는 동네라고 말하는 이 곳 주민들이 지난해부터 이장 및 자생단체장을 중심으로 발전협의회를 준비했다.

이 날은 협의회 발족일. 행사 현장에서 만난 김현진 이장은 “우리마을 볼거 어수다” 시큰둥 한 마디 던지더니, 이내 입을 열어 하나둘 마을의 계획을 들려주었다.

‘조수’는 좋은 물의 한자 차용 표기다. 1610년 입주가 시작됐다. 밭농사가 주고 주민은 792명 가량이다.

김 이장에 따르면 조수는 한경면이 그렇듯 환경이 열악하다. 밭농사를 주로 하지만 흙이 찰져 농사에 적합치 않다. 바다를 마주한 것도 아니고 유난히 아름다운 자연환경도 아니다. 시내와 거리도 멀다. 그는 “유수암, 광령과 조수는 다르다”고 표현했다.

이런 마을에서 ‘길 내기’를 통한 유인 계획이 시작됐다. 아름답기로 유명한 조수교회가 금성리에서 모슬포를 있는 ‘순례길’ 마무리 단계다. 기독교방송(CBS)이 후원하고 관련 내용이 집필되고 있는 제법 규모있는 프로젝트다. 그 중심에 조수리가 있다.

▲ 조수교회. 문정임 기자
제주에는 의외로 복음의 흔적들이 많다. 조수교회 김정기 목사에 따르면 금성리는 1907년 제주도 최초의 기독교인이 발상한 곳이다(조봉호). 교회가 생기며 근대교육이 시작됐고, 이 교육의 혜택을 받고 자란 제주 1호 목사가 한림에서 태어났다(이도종). 한림교회는 미군의 폭격을 받아 목사의 여동생 등 많은 이가 죽었고 이후 미군이 다시 와서 교회를 수리하기도 했다. 대정교회는 조남수 목사가 4·3때 3000여 신자를 구한 것으로 알려진다.

김 목사는 “근대 100년은 기독교와 천주교의 100년(당시 유입이 시작됐으므로)”이라며 “우리나라 최초의 순례길인 한편 역사가 서렸기 때문에 비종교인에게도 거부감이 적을 것”이라고 봤다.

오는 6월께 책 발간과 순례길 알리기가 본격화 된다. 조수교회가 만든 순례길은 1박2일코스. 찾는 이가 늘면 마을도 여러 부가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조수리 마을 자체에도 생태길 조성이 완료됐다. 한경면 여러마을이 5개의 ‘이야기가 있는 생태테마길’을 만들었는데 그중 마지막 코스가 조수리의 자랑 제주옹기마을을 지난다. 조수리 옹기마을에는 ‘신성동 노랑굴’이 있다. 책에는 1960년부터라고 기록돼 있지만 주민들은 출발을 100년전으로 본다. 마을 주변에서 바로 흙을 퍼 와 만드는 도자체험은 판매용 흙으로 빚는 다른 곳들과 차원이 다르다.

▲ 조수2리에 있는 제주옹기마을. 만들어진 토기가 자연건조되고 있다. 문정임 기자
이와함께, 조수리는 참기름 공장을 계획중에 있다. 주민들이 향토산업만들기 위원회를 구성하고 참기름을 테마로 한 관광객 유입과 제품 명품화를 꾀하고 있다.

주변에 참깨재배가 많고 참기름을 믿고 살 곳이 없는 현실을 감안, 방문객들이 직접 참깨 밭과 말리는 풍경, 짜는 공정을 모두 보고 물건을 구입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물론 검은 콩과 해바라기씨, 유채, 동백씨도 포함된다.

김 이장은 ‘제주 촘지름 명품화사업’ 명으로 지난해 제주도에서 브리핑도 한 차례 했다. 이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올해에도 여러 사업에 공모할 계획이다.

김 이장은 “직접 밭과 가공과정을 보게 하면 관광과 상품 명품화 효과를 모두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작은 오지 마을 조수리가 악조건의 하나이던 찰흙과 밭농사 밖에 할 수 없는 척박함을 무기로 흑룡의 새해에 발돋움을 준비하고 있다. 글 사진 문정임 기자

문정임  mun@jeju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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