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도로 두고 절벽 가까이 새로 조성
탐방객 늘며 환경훼손·추락사고 위험

▲ 송악산 산책로가 기존 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새로 만들어지면서 환경을 훼손한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일부 탐방객들이 절벽쪽으로 넘어가면서 안전사고 위험마저 도사리고 있다. 조성익 기자 ddung35@

[제주도민일보 조성익 기자] 지난 2009년 생태·지질·경관 등 복합적 관광지를 위해 조성된 송악산 주변 산책로가 오히려 환경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특히 멀쩡한 도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산책로를 만들어 예산 낭비라는 지적과 함께 산책로가 너무 절벽 가까이 위치해 탐방객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서귀포시는 지난 2009년 2억원을 투자해 잔디광장 7600㎡, 산책로 550m를 조성했다.

19일 현장을 확인한 결과 기존 시멘트로 포장된 도로 옆으로 산책로가 폭 약 2m 정도로 바닥에 넓적한 돌을 깔고 조성돼 있었다.

하지만 올레꾼 등 탐방객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탐방객들이 산책로를 벗어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바닥에 자라던 풀들이 사라지고, 벌건 흙이 드러나는 등 훼손이 이뤄지고 있다.

게다가 기존 도로에서 접근할 수 없었던 절벽에 쉽게 갈 수 있게 되면서, 일부 탐방객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절벽쪽 울타리를 넘어 가는 일이 발생해 추락 위험마저 도사리고 있다.

▲ 송악산 산책로가 기존 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새로 만들어지면서 환경을 훼손한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일부 탐방객들이 절벽쪽으로 넘어가면서 안전사고 위험마저 도사리고 있다. 조성익 기자 ddung35@
실제로 산책로 곳곳에는 탐방객들이 자주 넘어가면서 자라던 풀들이 죽고 흙이 드러난 곳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이곳에 자라는 풀들이 거의 대부분 ‘띠’라는 식물로, 사람의 발길이나 바람에 의해 땅에 눕히게 되면 상당히 미끄러워, 멋모르고 울타리를 넘어갔다 자칫하면 추락 등 안전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당초 송악산 차량통행이 금지된 이유가 절벽 붕괴 때문인데, 오히려 산책로는 절벽 가까이 있어 위험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또 송악산 정상부 훼손이 가속화되면서 출입이 금지돼 있지만 이를 알리는 표지판만 있을 뿐, 탐방객이 올라가도 이를 제지할 방법이 전혀 없는 등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생태·경관·지질·역사 등 복합 관광지를 조성하기 위해서 설계를 할 때는 기본적으로 기존에 있는 것을 활용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낙석 등 붕괴 위험으로 차량통행까지 막았던 곳인데, 절벽 가까이 산책로를 만들었다는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송악산 정상부 출입과 관련해서도 “‘출입금지’라는 표지판만 세워둘게 아니라 과태료나 관리인 배치 등 실질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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