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요구 민원 급증 … “어려움 알지만 불법이라 철거 유도”

[제주도민일보 김동은 기자] 경기 불황이 지속되고 한파가 몰아치는 가운데 길거리에서 생계 수단을 찾는 노점상이 늘어나면서 노점상 철거 민원 접수가 잇따르고 있다.

제주시에 따르면 하루 평균 2~3건의 민원이 접수되고 있으며, 최근 한 달간 50여건에 달하는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겨울철에 일감이 없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노점상을 시작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고, 또 최근에는 수능이 끝나고 방학이 다가오면서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용돈 벌이를 위해 노점상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점상을 차린다고 기대만큼의 수익을 올리는 것도 아니다. 같은 노점상들끼리 신고를 하는 일이 발생하는가 하면 노점상을 반발하는 인근 식당 주인들이 민원을 제기하는 일도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노점상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각도 천차만별이다. 세금을 내지 않고 장사를 하는 만큼 엄연한 불법행위로 보는 시각부터 동네의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는 노점상이 있어야 한다는 시각까지 제각각이다.

도남오거리 인근에서 노점상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노점상을 시작하게 됐지만 인근 식당에서 자꾸 눈치를 주는 것 같다"며 "지금까지 장사를 해오면서 민원이 접수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최근에는 민원이 접수됐는지 시에서 철거 명령이 내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치솟는 물가와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는 프랜차이즈 음식점들로 인해 이윤은 줄어들고 있지만 그래도 하루하루 버는데 만족하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노점상 강모씨는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은 왔는데 지금 하고 있는 노점상마저 할 수 없게 된다면 당장 올 겨울 난방비가 걱정”이라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대한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노점상들의 어려움은 알고 있지만 노점상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민원이 들어오면 철거를 유도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노점상 철거 민원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지만 올해에는 아직까지 철거를 시행한 노점상은 없다"며 "대부분 나이드신 분들이 노점상을 많이 하고 있어 함부로 철거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되면 현장에 나가서 강제철거를 한다는 등의 계도를 통해 노점상들이 자진 시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겨울이 다가오면서 노점상도 증가함에 따라 앞으로도 지속적인 단속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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