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과제 융복합 연구하고
제주학 아카이브 구축에 욕심내야
제주학연구센터 세미나, 주강현 교수 주장

제주학연구센터가 2일 개소를 기념해 제주상공회의소에서 마련한 ‘제주학의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세미나1’에서 주강현 제주대 석좌 교수가 ‘탈 연구관례’를 주문했다. 조성익 기자

“기존대로 모든 학문분야를 다 욕심내고 ‘잘게’ 지원해서는 ‘장삼이사’의 연구집단 밖에 되지 않는다. 핵심과제를 골라 학문간 융복한 연구를 지원하고, 제주학 아카이브 구축에 힘을 쏟는 것이 제주학연구센터가 살 길이다.”

제주학연구센터의 성공 열쇠는 기존의 연구 관례를 벗어던지는 것부터라는 뜨끔한 충고가 나왔다.

제주발전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가 2일 개소를 기념해 제주상공회의소에서 마련한 ‘제주학의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세미나1’에서 주강현 제주대 석좌 교수가 ‘탈 관례’를 줄기로 입을 뗐다.

‘제주 인문환경 연구의 새로운 접근’을 발제한 주 교수는 제주학연구센터가 개소와 함께 내놓은 향후 운영계획안과 관련, “기존의 땅가르기 식 연구 편제와 ‘평등한’ 연구비 지원 체제로는 영세한 제주학연구센터가 제 역할을 해낼 수 없다”고 단언했다.

주 교수는 제주학연구센터 운영계획서에 대해 기존 편제에 익숙한 과제 분류라고 지적하며 “제주학연구센터는 기금을 축적한 거대 연구지원센터가 아니기 때문에 모든 학문을 분야별로 나누고 모두에 작게 연구비를 지원할 경우 효과도 효율성도 담보할 수 없다. 그보단 핵심 과제를 추려 융복합 연구에 매진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주 교수는 “4·3연구는 왜 현대사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사실적 연구에만 머물러야 하는가"라며 "사회심리학·집단무의식·형질인류학자들이 다양하게 모여 4·3을 제주사회의 ‘멘탈리티(사고방식)의 역사’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릴 수도 있다. 지금은 융복합 인문학 시대”라고 조언했다.

주 교수는 또, 제주학 자료가 산발적으로 축적되고 있는 현실에서 제주학연구센터의 역할을 찾았다. 주 교수는 "제주학 자료 구축은 개별 연구자·민간연구소·방송국·박물관 등 도내 전 제반역량을 결집시키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며 “제주학연구센터가 조정을 통해 자료를 모으고 가능하다면 해외의 자료에까지 손을 뻗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주 교수는 늘고 있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연구를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끊임없이 요동치는 새로운 제주사회의 변화요소들에도 제주학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다문화사회 제주'에 대한 연구 주도를 주문했다.

주 교수는 괜당문화에 따른 비판의식 결여를 인문학 발전의 걸림돌로 지목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주 교수는 “제주도 특유의 역사적 조건과 사회적 맥락이 인문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예외가 아니”라며 “엄정한 비판없이 인문학은 성공이 힘들다. 관계를 중시하는 제주사회에서는 비판의 학문, 학문의 비판이 싹을 틔우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인문학 발아의 한계를 염려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주강현 교수에 이어 조동오 한국해양대학교 국제해양문제연구소 교수가 ‘제주 해양환경 연구의 새로운 접근’을 발제했다.

토론자로 고재원 제주문화유산연구원 부원장·김준택 제주도의회 정책자문위원·정광중 제주대 교육대학 교수·정상배 제주자연학교장·최낙진 제주대 교수·현승환제주대 교수·조규익 숭실대 교수 등 7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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