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부터 24일까지 제주시 전농로·애월읍서 왕벚꽃축제
일조시간 적고 추운 날씨 탓 개화 시기 예상보다 늦어져
행사 하루 앞둔 축제장서 꽃 핀 벚나무 찾아보기 어려워

제17회 전농로 왕벚꽃 축제 개막을 하루 앞둔 21일 전농로 거리. 벚나무에 봉오리만 달려있다. 이서희 기자
제17회 전농로 왕벚꽃 축제 개막을 하루 앞둔 21일 전농로 거리. 벚나무에 봉오리만 달려있다. 이서희 기자

[제주도민일보 이서희 기자] 제주의 봄을 알리는 왕벚꽃축제가 오는 22일부터 24일 사이 제주시 전농로와 애월읍에서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행사의 주인공인 벚꽃이 피지 않아 관계자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21일 오후 찾은 제주시 삼도일동 왕벚꽃 거리. 이곳에서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제17회 전농로 왕벚꽃축제가 개최될 예정이지만 꽃이 핀 나무를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벚나무 가지마다 봉오리만 달려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관광객 김모(23·서울 거주)씨는 “축제 개막일에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 하루 일찍 벚꽃 거리를 찾았는데 꽃이 하나도 없어 놀랐다”며 “벚꽃이 없어 사진도 못 찍고 그냥 돌아가려고 한다”고 아쉬워했다.

왕벚꽃 거리 인근 상인은 “벚꽃이 많이 폈다는 소문이 나야 이곳을 찾는 사람도 많아지고 상권도 활성화될 텐데 벚나무 가지밖에 없어 손님이 안 올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이번 왕벚꽃축제를 주최·주관하는 제주시 삼도1동축제추진위원회는 당초 21일께 벚꽃이 만개할 것이라는 기상청 관측과 지난해 벚꽃 개화 시기 등을 고려, 축제 일정을 확정했지만 벚꽃이 개화하지 않으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축제 개막을 이틀 앞둔 제주시 애월읍 장전리 왕벚꽃 축제도 상황은 비슷하다.

축제가 진행되는 거리에 있는 벚나무 대부분이 꽃을 피우지 못했다. 앙상한 가지에는 봉오리만 달린 상태다.

이처럼 도내 벚꽃 축제 행사장 마다 벚꽃이 실종된 이유는 이달 들어 꽃샘추위로 비교적 쌀쌀한 날씨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1일부터 17일까지 평균 기온은 11.5도였으나 올해 같은 기간 평균 기온은 9.1도로 낮았다. 꽃을 피우는 데 중요한 일조시간 역시 지난해 3월 1~17일 137.6시간인 반면 올해 같은 기간은 84.9시간에 불과했다. 이는 평년(87.2시간) 보다도 적은 것이다.

또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잦은 비 소식으로 벚꽃 개화가 늦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데다가 22일에는 제주 일부 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방문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주말에도 꽃이 피지 않을 것이란 우려감이 나온다.

21일 오후 제17회 전농로 왕벚꽃 축제 행사 준비가 한창이다. 이서희 기자
21일 오후 제17회 전농로 왕벚꽃 축제 행사 준비가 한창이다. 이서희 기자

다만 축제 관계자들은 22일부터 낮 최고기온이 20도 이상까지 오르고 일조시간도 점차 늘어나고 있어 맺힌 꽃망울이 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제주지방기상청 계절 관측목 벚나무는 지난 18일 발아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9일, 평년보다 8일 늦은 것으로 기상청은 내달 초 벚나무가 꽃을 피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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