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50대 부부, 유학 간 딸 “납치 당했다” 전화에 112 신고
신속한 조치와 해외주재 영사관 공조로 사기 피해 막아

제주경찰청 칭찬한마디 코너에 올라온 감사 글. 제주경찰청 홈페이지 갈무리
제주경찰청 칭찬한마디 코너에 올라온 감사 글. 제주경찰청 홈페이지 갈무리

[제주도민일보 이서희 기자] 제주경찰이 AI를 이용한 신종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사연이 전해져 화제다.

18일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9시10분께 ‘해외에서 유학 중인 딸이 납치됐다’는 50대 A씨의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앞서 이날 오후 9시5분께 A씨의 배우자 B씨가 미국 시카고에 유학 간 딸로부터 “납치를 당했다”는 전화를 받았고 이후 딸을 납치했다는 남성이 전화를 건네받아 “현금 1000만원을 보내지 않으면 딸에게 해코지 하겠다”고 협박하자 A씨는 경찰에 곧장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협박범은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A씨와 B씨를 한자리에 모아두고 A씨의 휴대전화 전원을 끄도록 지시했다.

A씨의 휴대전화 전원이 꺼져있는 것을 확인한 안덕파출소 순찰팀은 신종 보이스피싱임을 직감, 신고자 휴대전화 위치추적에 나섰다.

휴대전화 위치추적 끝에 A씨를 만난 경찰은 A씨의 딸이 같은 날 오후 12시30분께 학교 행사 일정으로 미국 시카고에서 대만행 항공기에 탑승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경찰은 미국 시카고 한국 총영사관에 지속적으로 연락을 시도, 시카고 경찰과 공항경찰대의 공조를 통해 신고자의 딸이 안전하게 항공기에 탑승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A씨는 딸과 전화 통화를 하고 신변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고 제주경찰청 홈페이지 칭찬한마디 코너에 감사 인사를 남겼다. 또 A씨는 안덕파출소에 직접 방문해 인사를 전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현장에 출동한 안덕파출소 양진모 경위는 “최근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목소리 변조 등으로 연락이 쉽게 닿지 않는 해외거주 가족을 사칭한 피싱범죄가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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