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7일 전국서 처음으로 황칠나무 식목
행사 시기 2010년대 3월 중순서 점차 앞당겨져

이종우 서귀포시장을 비롯한 제79회 식목일 기념 나무심기 행사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귀포시 제공
이종우 서귀포시장을 비롯한 제79회 식목일 기념 나무심기 행사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귀포시 제공

[제주도민일보 이서희 기자] 7일 국토 최남단 제주 서귀포시에서 식목일 기념 전국 첫 나무심기 행사가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식목일을 한달 가량 앞두고 이뤄졌는데 기후 변화로 인해 봄이 빨리 오면서 행사 시기는 점차 앞당겨지고 있다.

서귀포시는 제79회 식목일(매년 4월 5일)을 앞두고 이날 안덕면 상창리 일원에서 황칠나무 500그루를 심는 나무심기 행사를 진행했다.

황칠나무는 키가 크고 사계절 잎이 지지 않는 상록교목이다.

예로부터 목공예품을 만들 때 색을 칠하는 도료로 이용됐으며 꿀을 많이 함유해 밀원 가치가 높다.

시는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올해 예정한 큰나무 공익 조림사업과 양봉산업 활성화를 위한 밀원 수림 조성사업을 본격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조성 면적은 85㏊ 규모다.

시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온 상승으로 매년 2~3월 전국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나무심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나무심기에 가장 알맞은 온도는 6.5도인데 지난해 3월 제주의 평균기온은 12.4도였다.

기후 변화로 봄철 평균기온도 크게 오르면서 2010년대에만 해도 3월 중순에 열린 나무심기 행사가 올해는 한참 앞당겨져 진행됐다.

이처럼 나무심기 행사가 계속 앞당겨지는 것은 봄철 기온 상승 등으로 인해 식목일이 식목하기에 너무 늦은 시기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식목일은 조선 성종이 1493년 3월 10일(양력 4월 5일) 직접 나무를 심었다는 데서 유래, 1946년 4월 5일로 지정됐다.

하지만 봄철 기온이 계속 상승하면서 전문가들은 식목일에 나무를 심으면 영양분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제주를 비롯해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식목 행사를 2~3월로 앞당겨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시는 “식목일은 4월 5일이지만 지역별로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적정한 때를 골라 식목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림청은 이 같은 지적에 식목일 변경을 검토 중이다. 새 식목일 유력 후보로는 유엔(UN)이 정한 ‘세계 산림의 날’인 3월 21일이나 전날인 3월 20일 등이 거론된다.

다만 식목일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고려할 때 굳이 바꿀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많다.

무엇보다 식목일을 바꾸려면 정부 관련 부처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실제 변경까지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