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에 따른 폭설·잦은 호우로 도로 파손 늘어나는데
제주시·서귀포시 배정 예산은 필요 대비 절반에 못 미쳐
매년 ‘땜질식’ 처방만…“추경 확보 등 신속 처리 노력”

제주시 애월읍의 한 도로가 파손돼 있다. 이서희 기자
제주시 애월읍의 한 도로가 파손돼 있다. 이서희 기자

[제주도민일보 이서희 기자] 해빙기로 접어들면서 운전자를 위협하는 포트홀(도로 파손) 발생이 증가하고 있지만 도로 정비는 매년 반복되는 예산 부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7일 제주시와 서귀포시 등 양 행정시에 따르면 올해 제주시에 배정된 도로 파손 복구 예산은 40억원이다. 이는 1년 전 57억원 대비 29.8% 줄어든 규모다. 2년 전(60억원)과 비교하면 33.3% 감소했다.

제주시의 경우 연간 3700건의 포트홀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으로 10년 이상 경과 돼 재포장이 필요한 도로를 정비하기 위해선 최소 1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배정 예산은 해마다 줄어들다 못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서귀포시의 경우 포트홀 복구 예산이 2023년 27억3000만원에서 올해 32억원으로 늘었지만 필요 예산인 70억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제주시 노형동의 한 도로가 파손돼 있다. 이서희 기자
제주시 노형동의 한 도로가 파손돼 있다. 이서희 기자

도로의 파손 원인은 교통량 증가와 중차량 통과 뿐 아니라 도로의 지반 특성, 기온 변화, 환경적 특성 등에 따라 다양한데 최근 들어서는 기후 변화로 인해 제주에 집중 호우와 더불어 폭설이 잦아지면서 포트홀 발생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 겨울철 폭설이 자주 내리면서 눈을 녹이기 위한 제설제(염화칼슘·친환경제설제·소금) 투입량은 2019년 1573t에서 지난해 6215t으로 대폭 늘어났다.

염화계 제설제의 경우 눈을 잘 녹이는 장점도 있지만 포트홀을 증가시키는 부작용도 있어 도로 파손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로 정비 예산은 턱없이 부족해 매년 땜질식 정비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으로 운전자 및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이와 관련 행정 관계자는 “도로 복구 배정 예산이 매년 부족한 상황이어서 정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추가경정예산 및 특별교부세를 추가로 확보해 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들과 보행자들이 안전하게 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도는 겨울철 지반 동결과 해빙 등으로 인해 파손된 도로시설물 등을 정비하기 위해 긴급 조사·복구반을 편성하고 집중 정비에 나서고 있다. 동절기 제설대책 기간이 끝나는 오는 16일부터는 도로 파손 정비 예산을 투입, 도로 포장상태 전수조사와 포장도 보수공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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