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들어 제주서 양돈장 화재 3건 발생해 938마리 떼죽음
화재 취약한 조립 판넬 구조 대다수로 대응 어려움 겪어
제주서부소방서, 양돈장 관계자 대상 예방 교육 실시

화재가 발생한 제주시 한림읍 양돈장 내부 모습.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제공
화재가 발생한 제주시 한림읍 양돈장 내부 모습.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제공

[제주도민일보 이서희 기자] 2월 들어 제주에서 3건의 양돈장 화재가 발생해 900마리가 넘는 돼지가 떼죽음을 당했다.

22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9시42분께 제주시 애월읍에 있는 한 양돈장에서 불이 나 1시간20여 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양돈장 2동 내부가 일부 불에 탔으며 돈사 안에 있던 돼지 750마리가 소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당국은 양돈장 배기구 인근에 강한 연소흔이 발견된 점 등을 미뤄 전기적 요인에 의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열흘이 지난 같은 달 13일 새벽 4시56분께에는 제주시 한림읍의 한 양돈장에서 불이 나 1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돈사에 있던 돼지 116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화재 역시 전기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같은 달 21일 새벽 5시6분께에도 제주시 조천읍에 있는 양돈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1시간20여 분 만에 진화됐으며 돼지 72마리가 불에 타 죽었다.

20일도 안 돼 3건의 양돈장 화재로 돼지 938마리가 폐사한 가운데 재산 피해는 소방서 추산 5억원이 훌쩍 넘는다.

이처럼 양돈장 화재 발생 시 피해가 큰 이유는 대부분의 양돈장이 소방서와 먼 거리에 위치해 있고 화재에 취약한 조립 판넬 구조가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도내 전체 양돈장 80% 이상이 서부지역에 밀집해 있어 최근 5년(2019~2023년)간 발생한 양돈장 화재 23건 중 19건(83%)이 서부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제주서부소방서는 양돈장 화재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양돈장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화재 예방 교육에 나섰다.

서부지역 양돈장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화재 예방 교육 모습. 제주서부소방서 제공
서부지역 양돈장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화재 예방 교육 모습. 제주서부소방서 제공

제주서부소방서는 지난 21일 제주한돈협회 서부지부를 방문, 양돈장 관계자를 대상으로 화재 예방 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에는 양돈장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으며 최근 양돈장 화재 현황과 통계분석, 노후 전기 배선 교체 및 정기적인 양돈장 화재 안전 관리 당부 등이 이뤄졌다.

고정배 제주서부소방서장은 “최근 5년 간 제주에서 23건의 양돈장 화재가 발생했으며 화재원인 분석결과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화제가 15건(65%)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노후 전기시설의 주기적 교체와 농장주의 자율적 안전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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