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일보 현봉철 기자] 올 가을 제주도는 여느해보다 포근했으며, 특히 초가을인 9월 기온은 역대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제주지방기상청이 발표한 2023년 가을철(9~11월) 제주도 기후 특성 분석 결과 올 가을 제주도의 평균 기온은 19.4도로 1973년 이후 역대 3번째로 높았다.

또한 평균 최고기온은 22.9도로 역대 1위, 평균 최저기온은 16.5도로 역대 4위를 기록했다.

9월 상순에는 동서로 폭넓게 고기압이 발달한 가운데 강한 햇볕이 더해져 기온이 크게 올랐으며, 중하순에는 동중국해상으로 확장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따뜻한 남서풍이 불어 기온이 매우 높았다.

이에 따라 9월 평균기온은 25.4도로 역대 1위에 올랐다.

10월에는 대륙고기압이 여섯 차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었지만 유라시아 대륙의 기온이 평년보다 1~3도 가량 높은 가운데 대륙고기압의 강도가 약해 기온이 크게 낮아지지 않았다.

11월 상순은 이동성고기압이 우리나라 남동쪽에서 느리게 이동하면서 강한 햇볕과 함께 따뜻한 남서풍이 강하게 유입되어 기온이 크게 올랐고, 중순부터는 시베리아 상공에서 기압능이 급격히 발달 후 고위도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로 지속적으로 유입돼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11월 기온변동폭은 4.8도로 역대 가장 컸다.

실제 지난 11월 일평균기온이 가장 높았던 5일(23.1도)과 가장 낮았던 25일(6.5도)의 기온차는 16.6도로 역대 가장 컸다.

가을철 제주도 강수량은 203.7㎜로 평년(287.3~418.2㎜)보다 적었다.

지난달 13일 북쪽의 찬 기압골과 중국 내륙에서 확장하는 대륙고기압 사이에서 만들어진 눈구름이 서해상을 통해 유입돼 한라산에 올해 첫 눈이 내렸다. 이는 작년(11월 30일)보다 18일 빨리 관측된 것이다.

이용섭 제주지방기상청장은 “지난 9월은 기온이 역대 1위를 기록하고, 늦가을에는 기온변동이 매우 크게 나타나는 등 기후변화를 실감한 가을철이었다”며 “올 겨울철에도 기온변동, 폭설 등의 이상기후에 대비할 수 있도록 기후 정보를 시의적절하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