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탐나는 향토자원의 보고(寶庫) 제주 ⑦]
제주어로 조금타는낭, 간지럼나무로도 불려…방광과 신장 명약으로 유명
‘부귀영화’ 의미해 명소마다 활짝…당나라 현종이 양귀비만큼 사랑한 나무

2010년 나고야 의정서가 채택되면서 ‘생물자원의 주권’에 대한 전세계의 관심이 높아졌다. 해외자원의 수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원료 사용에 따른 이익공유로 원가 상승과 해외식물자원 이용에 어려움이 예상돼 대응책을 마련해 왔다.

제주도 역시 향토자원의 활용과 바이오산업을 제주의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주는 난대림과 온대림, 한대림까지 공존, 자생하는 생물자원만 해도 9787종에 이를 만큼 그야말로 보고라고 평가받고 있다.

방대한 생물자원은 식생활은 물론 뷰티, 의약품까지 체계적 연구 및 활용이 이뤄진 것도 있지만, 아직 그 발걸음은 더디기만 하다.

제주도민일보는 제주도, 제주테크노파크와 손을 잡고 향토자원의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추진하는 '제주 생물자원의 산업화를 위한 스토리텔링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제주의 청정하고 다양한 향토자원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제주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산업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편집자주>

【스토리】

배롱나무 / 국립생물자원관
배롱나무 / 국립생물자원관

배롱나무는 목백일홍으로 부른다. 붉은 꽃의 개화기간이 100일 정도로 오랫동안 피는 데서 유래된 것으로 해석된다. 매끄러운 나무줄기를 문지르면 잎이 흔들려 간지럼나무로 부르기도 한다. 제주어로는 조금타는낭, 조금낭이라고 하는데 나무줄기가 매끄럽게 보여 간지럼을 연상해서 붙여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제주에서는 집 안에 배롱나무를 심지 않았다고 한다. 꽃의 붉은색이 피를 상징해 죽음을 연상하는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남쪽 지역에선 무덤가에 배롱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배롱나무의 꽃이 오래 피니 무덤의 어두움을 환하게 밝힌다는 이유에서 심었다는 해석도 있다.

중국에서는 배롱나무를 자줏빛 꽃이 핀다는 뜻으로 자미화(紫薇花)라고 불렀다. 자미화가 많이 핀 성읍을 자미성(紫薇省)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중국의 당나라 현종은 중국사에서 배롱나무를 가정 사랑한 왕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현종은 자신이 일을 보던 삼성 중 중서성에 배롱나무를 심고 자미성으로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자미성(紫薇星)이 별자리의 하나로 제왕의 별을 뜻하기도 해서다.

현종은 배롱나무를 양귀비(楊貴妃)보다 더 사랑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이는 양귀비를 만나기 전까지의 얘기다. 양귀비를 만난 후 현종이 배롱나무를 잊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양귀비를 살아있는 꽃으로 봤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우리 선조들은 배롱나무가 부귀영화를 가져다준다고 믿었다. 부유하고 귀해지라는 뜻인지 선비들이 공부했던 서원이나 스님들이 거처하는 사찰 등에 배롱나무를 조경수로 많이 심었다고 한다. 고궁이나 사찰, 유적지, 유명 관광지 등의 양지바른 곳에 배롱나무를 자주 만날 수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배롱나무에는 슬픈 전설도 있다. 옛날 남해안의 한 바닷가 마을에서 해룡이 용솟음하며 큰 파도를 일으켜 배를 뒤집는 심술을 부리곤 했다. 이에 해룡을 달래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예쁜 처녀를 제물로 바쳤다. 매년 반복되던 풍습이었지만 한해에는 선발된 처녀가 바닷가 바위에서 해룡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침 마을에 온 젊은 무사가 안타까운 사정을 듣고 처녀 대신 바위에 앉아 있다가 용을 물리쳤다고 한다. 이후 무사는 처녀와 사랑에 빠졌지만 갑자기 출몰한 왜구를 퇴치하기 위해 마을을 떠나게 됐다. 물론 100일 뒤에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남겼다. 바다만 바라보며 무사가 돌아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던 처녀는 그만 마음의 병이 들어 100일을 기다리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다. 결국 100일 만에 돌아온 무사는 처녀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양지바른 곳에 묻어야 했다. 그 이듬해부터 무덤 위로 나무 한 그루가 훌쩍 자라 꽃을 피웠다. 그 나무의 붉은 꽃이 무사를 기다리듯 100일까지 피며 그 자태를 뽐내 사람들이 백일홍나무라 불렀다.

부산 부산진구 양정1동의 배롱나무는 지난 1965년 4월 7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에 의하면 이 배롱나무는 부산진구 양정 전철역에서 1.5㎞ 떨어진 화지공원에서 2그루가 자라고 있다. 나무의 나이는 800년 정도로 추정(지정일 기준)하고 있으며 가장 큰 나무의 높이는 8.3m이다. 이 나무는 약 800년 전 고려 중기 안일호장(安逸戶長)을 지낸 동래 정씨 시조의 묘소 양옆에 1그루씩 심은 것이 오래돼 원줄기는 죽고, 새로 자란 동쪽의 4그루와 서쪽의 3그루가 있다. 동쪽의 것은 키가 7.2m, 가슴높이의 줄기 둘레가 60~90cm, 서쪽의 것은 키가 6.3m, 가슴높이의 줄기 둘레가 50~90cm 정도이다. 부산진구 배롱나무는 동래 정씨 시조의 묘 옆에 심어 조상을 기리고 자손들의 부귀영화를 기원하는 뜻을 가진 나무로서 그 문화적 가치가 클 뿐만 아니라, 배롱나무로서는 매우 오래된 나무이므로 생물학적 보존 가치도 커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168호 부산 양정동 배롱나무 / 문화재청국가문화유산포털
천연기념물 제168호 부산 양정동 배롱나무 / 문화재청국가문화유산포털

【소재정보】

배롱나무(학명: Lagerstroemia indica L.)는 부처꽃과의 ‘넓은 잎 낙엽 떨기로 키가 작은 나무’다. 줄기는 곧추서며 가지가 갈라지고 높이 3~7m이며 밋밋하다. 줄기껍질은 붉은 갈색이고 벗겨진 곳은 흰색이다. 잎은 마주나거나 어긋나며 타원형 또는 도란형으로 길이 3-7cm, 너비 2-4cm이다. 꽃은 7-9월에 길이 10-20cm의 원추꽃차례에 달리며, 지름 3-4cm이고, 붉은색, 보라색, 흰색이다. 꽃잎은 6장이고 끝이 주름진다. 수술은 30~40개이며 가장자리의 6개가 길다. 암술은 1개이다. 열매는 삭과이며 둥글고 지름 1cm쯤이며 익으면 6갈래로 갈라진다. 씨에 날개가 있다. 꽃이 약 100일간 핀다고 해 백일홍 또는 목백일홍이라고도 부른다. 중국 남부 원산으로 우리나라 중부 이남, 일본 등에서 관상용으로 심는다. 배롱나무는 꽃과 잎, 가지, 줄기, 뿌리 모두 쓸 수 있는 것이 주된 특징인데 예로부터 방광과 신장의 명약으로 쓰여 왔고, 다양한 비뇨기질환에 많이 적용되고 있다. 고혈압과 당뇨병의 주원인이 되는 거품뇨를 잡는 데 효과가 있는데 거품뇨는 흔히 단백뇨라고 불리며 사람에 따라 피가 섞여서 나오는 혈뇨 증상 등 고질적인 세균성 질환과 염증성 질환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

(인용)

- 국립생물자원관

- 제주테크노파크 생물종다양성연구소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연구현황】

- 화장품 개발을 위한 배롱나무(Lagerstroemia indica Linnaeus) 가지 추출물의 생리활성에 관한 연구 (Study on Biological Activities of Extracts for Cosmeceutical Development from Lagerstroemia indica L. Branch)

이병근 외 3명, 한국자원식물학회지, 27(1), 29-34(2014)

- 배롱나무 잎 추출물 및 분획물의 항염 및 주름개선 효능평가 (Efficacy Evaluation of Anti-inflammatory and Wrinkle Improvement of Lagerstroemia indica Leaves Extracts and Fractions)

하헌용, 김명기, 대한미용학회지, 35-42(2022)

- 배롱나무 추출물의 TNFα/IFNγ로 자극한 Keratinocyte에서 항염 효과 (Anti-Inflammatory Effects of Lagerstroemia ovalifolia extract in TNFα/IFNγ-stimulated Keratinocytes)

이한솔, 충북대학교 대학원 약학과 석사(2018)

-  배롱나무 및 벽오동나무의 식물화학적 성분 및 세포독성 연구 (Phytochemical constituents of Lagerstroemia indica and Firmiana simplex and their cytotoxic activity)

우경완,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약학과 박사(2015)

【지적재산권】

- [특허] 배롱나무 꽃의 향취를 재현한 향료 조성물 (Fragrance composition for expressing the fragrance of flower of Lagerstroemia indica L.)

| 출원번호 10-2023-0084707 (2023-06-13) | 출원인 (주)아모레퍼시픽

- [특허] 배롱나무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화장료 조성물 (Cosmetic composition comprising the extract of Lagerstroemia indica as active ingredient)

| 등록번호 10-1479245-0000 (2014-12-29) | 특허권자 주식회사 코리아나화장품

- [특허] 배롱나무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화장료 조성물 (Cosmetic composition comprising the extract of Lagerstroemia indica as active ingredient)

| 등록번호 10-1445642-0000 (2014-09-23) | 특허권자 주식회사 코리아나화장품

- [특허] 배롱나무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화장료 조성물 (Cosmetic composition comprising the extract of Lagerstroemia indica as active ingredient)

| 등록번호 10-1479244-0000 (2014-12-29) | 특허권자 주식회사 코리아나화장품

- [특허] 배롱나무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탈모 방지 또는 발모 촉진용 조성물 (COMPOSITION FOR PREVENTING HAIR LOSS OR PROMOTING HAIR GROWTH COMPRISING LAGERSTROEMIA INDICA EXTRACT)

| 등록번호10-2232873-0000 (2021-03-22) | 특허권자 서원대학교산학협력단;주식회사 비케이바이오;한국콜마주식회사

- [특허] 배롱나무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포함하는 튼살 예방, 개선, 또는 치료를 위한 조성물 (A composition for preventing, improving, or treating striae distensae comprising Lagerstroemia indica extracts)

| 등록번호 10-2465807-0000 (2022-11-07) | 특허권자 바이오스펙트럼 주식회사

- [특허] 배롱나무의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알러지 예방 또는 개선용 약학적 조성물 (Extracts of Lagerstroemia indica for allergy treating and pharmaceutical compositions for allergy comprising the extracts)

| 등록번호 10-1146234-0000 (2012-05-08) | 특허권자 대전대학교 산학협력단

- [특허] 배롱나무꽃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포함하는 체취, 피지 분비 및 비듬 억제용 조성물 (Composition for inhibiting body odor, serum secretion, and dandruff comprising Lagerstroemia indica extracts as an active ingredient)

| 출원번호 10-2021-0181652 ( 2021-12-17) | 출원인 바이오스펙트럼 주식회사

- [특허] 천연 추출물을 포함하는 염증성 피부질환 개선용 조성물 (A composition for improving inflammatory skin diseases containing natural extracts)

| 등록번호 10-1723792-0000 (2017-03-31) | 특허권자 스킨큐어 주식회사

배롱나무 / 국립생물자원관
배롱나무 / 국립생물자원관

【제품활용현황】

배롱나무는 추출물에 항산화와 주름 개선 등 피부 미용에 우수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화장품 및 의약품 산업에 기능성 물질로 사용되고 있다. 배롱나무 추출물로 피부에 자극 없이 수분을 공급하는 토너를 만드는 등 화장품 회사들이 제품을 개발해 판매 중이다.

부담제로 임산부 매터니티 크림(아침아니면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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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멘틱 데일리 멀티로션과 리멘틱 데일리 바디워시(엠에스코스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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