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오늘은...붕어빵 아저씨 나종의씨

▲ 나종의씨
"손님들만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 손자·손녀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붕어빵 만들자 약속"

[제주도민일보 김동은 기자] “손님들이 붕어빵을 한 입 베어물면서 따뜻함을 느끼고 다시 한번 찾아주실 때 가장 행복합니다”

제주시 도남오거리에서 붕어빵 장사를 하고 있는 나종의씨(56).

나씨는 10년이 넘게 2평 남짓한 공간에서 붕어빵 장사를 하고 있다. 이제는 도남에서 나씨의 가게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나씨의 붕어빵은 도남의 명물이 돼 버렸다.

“사업이 잘 안돼서 시작하게 된 것이 붕어빵 장사였어요. 처음에는 지금처럼 손님들도 없었어요”

나씨는 붕어빵 장사를 시작하고 나서 한동안 굽는 시간을 못 맞춰 태우기가 일쑤였고, 조금만 빨리 뒤집으면 반죽이 기계에 붙어 당황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말했다.

또 아무리 만들어 봐도 붕어빵 맛이 제대로 안났다고 했다. 그래서 맛있는 붕어빵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반죽을 만들어 보고 수천마리의 붕어빵을 굽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가게에 찾아오는 손님에게 붕어빵 맛이 어떤지 묻기를 수차례 반복했어요. 가까운 사람들보다 손님 입맛이 가장 정확하잖아요. 손님들은 정확히 문제점을 꼬집어서 말씀 해주시는데 너무 감사했죠”

고생끝에 낙이 온다는 말처럼 나씨는 마침내 손님들이 좋아하는 붕어빵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맛의 비결은 붕어빵 속에 들어있는 팥앙금이에요. 반죽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손님들은 팥앙금이 맛있는 붕어빵을 찾으시더라구요”

노릇하게 잘 구워져 바삭해진 붕어빵이 익숙한 손놀림으로 차곡차곡 선반 위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때마침 가게를 찾은 단골손님 박재형(26)씨는 “부담없이 맛있는 붕어빵을 먹을 수 있고 항상 가게가 열려 있어 지나가다가도 출출할 때마다 붕어빵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나씨에게 있어서 쉬는 날은 없다. 아침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하루 12시간을 서서 수백마리의 붕어빵을 굽고 있다.

왜 쉬는 날이 없는지에 대한 물음에 나씨는 “손님들이 먼저 알아봐주고 찾아오시는데 문이 닫혀있으면 얼마나 섭섭하시겠어요.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서라도 항상 가게 문을 열어놔야 한다"고 답했다.

나씨는 붕어빵 장사를 시작하기 전에 자신과 한 가지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가게를 찾아주시는 손님들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과 손자·손녀도 안심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붕어빵을 만들자고 약속했어요. 앞으로도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싶다”고 말하며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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