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기당미술관, 7월 2일까지 기획전 열어

제주 곶자왈
제주 곶자왈

현대미술 작가 4인이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표현하고, 다양한 모습의 제주 ‘곶자왈’ 독보적 가치를 상기시키는 기획전을 연다.

서귀포시 기당미술관은 지난 4일부터 7월 2일까지 제주의 ‘숲’을 주제로 현대미술 작가 4인의 회화, 한국화, 판화, 도자조각 작품 30점을 전시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제주 ‘곶자왈’을 모티브로 마련됐다. 곶자왈은 다양한 식생과 동물들이 공존, 독특한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는 제주 자연의 보고이다. 곶자왈에 대한 공통되는 생각은 ‘특별하다’가 아닐까 싶다. 구불거리며 이어지는 길의 끝은 가늠할 수 없고, 몇 걸음 앞의 수목의 종류와 바닥의 길도 미리 알아챌 길 없는 깊은 숲이다.

울퉁불퉁 돌길과 흙길, 사람들의 발길로 자연스레 만들어진 길은 걷는 내내 긴장을 멈출 수 없게 한다. 사람들의 방문을 최대한 어렵게 만들려는 듯, 속을 쉽게 보여주지 않는 숲은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켜왔다.

이번 전시에 초대되는 작가는 김동기, 김산, 조윤득, 홍진숙 총 4명의 작가로 각기 다른 제주 숲의 모습을 선보인다.

김동기 작가는 2016~2017년 이중섭미술관 창작스튜디오 레지던시로 제주와 연을 맺는다. 개발되고 변해가는 도시공간 속 삶에 익숙했던 작가는 대도시 풍경과는 다른 독특한 제주 풍경에 매료되었으며, 숲과 바다에서 에너지를 얻고, 작업의 모티브를 제공받는다. 무성영화 한 장면처럼 무채색의 천연 원시림의 모습은 자연의 경외감과 숭고의 순간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김산 작가는 본 듯한, 어딘가에 있을 듯한 울창한 나무 숲을 그린다. 사람들의 손길이 미처 닿지 않은 그런 깊은 숲, 햇살 가득 밝은 빛과 싱그러운 에너지를 담아내는 무성한 나무와 돌과 이름 모를 식물들이 서로 얽히고설켜 범접할 수 없는 그들만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작가가 늘 연구하고 그리는 본향은 곶자왈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

조윤득 작가는 지난해부터 입체로 곶자왈 작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뿌리와 덤불의 자연스러운 구불거림은 완만한 곡선 형태의 현무암 돌과 대비를 이룬다. 최근 작업 ‘제주 돌섬’ ‘더불어 숲’ ‘생명’ 시리즈로의 주제 확장은 제주에 대한 지극한 관심에서 작업이 시작되고 끝맺고 있음을 보여준다.

홍진숙 작가는 곶자왈과 용천수에 대한 작업은 ‘생명이 있는 섬 제주를 표현하고 싶었고, 곶자왈과 용천수가 살아있어야 제주의 생명이 유지된다’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 생각이 작업의 주제가 되었고, 꾸준히 답사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물은 전시로 선보이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곶자왈 작품을 통해 그 가치를 알아가고 같이 후손에게 온전히 물려주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작가는 곶자왈을 찾고 그림을 그렸다.

시 관계자는 “제주만의 독특한 자연풍경 곶자왈을 작가들은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보여드리고자 전시를 마련됐다”며 “작가 4인의 작업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의 관심에 곶자왈이 자리하고, 좋은 새로운 작품들이 더 많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한편 전시 개막식은 오는 13일 오후 2시 기당미술관 아트라운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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