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경상대학 12일 블랙스톤 CC 자선골프대회 진행
재학생 父 간 이식 수술비용 모집… 따뜻한 손길 이어져
김정훈 경상대학장 "새로운 기부문화 확산 이어지길" 바람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꿈과 비전을 포기해야 했던 한 제자를 위한 뜻깊은 자선 골프대회가 열려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제주대학교 경상대학(학장 김정훈) 주관으로 지난 12일 블랙스톤 CC에서 진행된 자선 골프대회는 <재학생 병원비 기부>,  <제주대 개교 70주년 기념하는 발전기금 모금 자선골프대회>로 큰  의미가 있다.

김 교수가 제자의 사연을 들은 것은 지난 3월. '꿈과 비전'을 담아 강의를 진행하면서다.

힘든 시기의 학생들을 독려하고 응원하는 진솔한 그의 마음이 전해서 학생 중 한명이 마음을 열고 그에게 사연을 털어놓는다.

A학생은 어린 시절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간경화 등으로 몸이 편치 않아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형편이 어려워 거처가 분명하지 않아 최근에 사회복지관에서 원룸을 구해줘 살고 있다. 아버지의 건강은 더욱 악화되었고, 자신의 간을 아버지에게 이식을 해야 하는 결심을 했지만 병원비마저 없는 이유로 A학생은 꿈을 좌절한다.

제주대 경상대학장 김정훈 교수는 이런 제자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오로지 제자의 '꿈과 비전'을 재수립 할 수 있도록 길을 마련했다.

제주대 경상대학장 김정훈 교수.
제주대 경상대학장 김정훈 교수.

일반적으로 성금 모금의 방법도 있었지만, 골프대회라는 형식을 취한데는 취미를 통한 자연스러운 새로운 기부문화를 기대하는 김 교수의 생각도 들어있었다.

자칫 한 학생을 위한 자선행사라는데 부담도 있었다는 김교수. 그러나 제자의 사연을 모른척 할 수 없었고, 이런 첫 시도가 향후 좀더 새로운 방식과 기부문화 확산으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한다.

이에 <제주도민일보>는 이번 '자선 골프 대회'를 기획한 김정훈 교수를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제주대 경상대학장 김정훈 교수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Q. 조금은 특별한 자선대회가 개최됐다. 어떤 계기로 기획했나?

3월의 수업 시간에 꿈과 비전의 중요성을 강의 하던 중, 자신은 꿈도 비전도 없다는 제자의 말을 듣고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엄마는 어린 시절 돌아가셨고, 아빠는 간경화로 건강이 많이 안좋아 간병을 하는 상황으로 집도 제대로 없는 상황에 모텔에서 임시로 살다가 최근 사회복지관 도움을 얻어 원룸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제주대학병원에서 아버지의 간이식 수술이 필요하며, 아빠를 살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간을 이식해야 하는데 병원비가 없어서 많이 힘들어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너무 아팠고, 다시 꿈과 비전을 갖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었다. 우리 사회와 그리고 우리 제주대학이 한 학생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여 이번 대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제주대 경상대학장 김정훈 교수.
제주대 경상대학장 김정훈 교수.

Q. 일반적인 성금 모금과는 다른 골프대회 형식을 취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제주도에 새로운 기부문화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기부하는 기업과 기부하는 개인이 부담이 없는 기부문화를 만들고자 하였고, 본인이 즐겨하는 취미 생활을 통해 기부로 연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제주 지역의 여건상 골프장이 많고 골프 환경이 두루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이것을 활용하고자 했다.

Q. 이번 자선 행사의 목표와 성과는 어땠나?

본 대회뿐만 아니라 대회 이전에 많은 분들이 후원에 나섰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제자는 "이제는 자신의 꿈과 비전을 세우고, 웃음도 찾을 수 있다"라는 말을 전해왔다. 제자의 희망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점이다. 처음에는 학생이 최소한의 필요로 하는 2천만원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본 대회를 통해 성금 및 물품 등이 1억 8천만원 상당이 마련되는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한 학생에게 모두 주게되는 것은 형평성 등 여러가지 우려 상황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기부자들의 동의를 얻어 제주대학교 발전기금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당연히 A학생의 아버지 수술 이후의 비용과 그에 따른 재정적 상황도 고려해 볼 생각이다.

제주대 경상대학장 김정훈 교수.
제주대 경상대학장 김정훈 교수.

Q. 어떤 기업들이 기부에 참여했는가?

익명을 요구한 제주도 기업인들이 상당한 금액을 기부한 가운데 신라면세점, 뉴화청국제여행사, CGV, 인삼공사, 최고경영자32기 등 많은 기업과 개인들이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대회 기간 중에 제주선한병원에서는 간이식 수술 이후 필요하다면 향후 진료에 대해서 도움을 주시기로 했다. 특히, 블랙스톤CC가  ESG 활동을 위해 큰 결정을 해주었다.

제주대 경상대학장 김정훈 교수.
제주대 경상대학장 김정훈 교수.

Q. '자선 골프 대회'를 기획하며, 소회 포함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이 대회를 준비하면서 많은 고민과 걱정이 있었다. 학생의 자존감, 도움의 질과 정도, 형평성의 문제, 골프라는 스포츠의 이미지 등의 다양한 부분이 염려스러운게 사실이다. 그러나 제주대학교의 학사운영 시스템 명칭이 '하영드리미'이다. 이처럼 학생들에게 꿈을 많이 준다는 의미이다. 당연, 다수에게 도움을 주고 싶지만 한명의 학생이라도 도움을 줬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이번 의미 있는 일에 많은 도움을 주신 기업과 개인들에게도 더 큰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행사를 가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학생 아버지의 건강이 쾌유되길 바라며, 우리 학생도 꿈과 비전을 항상 마음에 품고 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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