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의 메카로 꼽히는 서귀포시 문섬 주변에서 사고가 빈발하고 있음에도 관련당국이 안전대책 마련에 손을 놓고 있는 곳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해양관광 육성을 얘기하면서 정작 스쿠브다이버 관광객들의 안전에는 둔감한 관련당국의 이중적 행태는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다양한 색상의 연산호와 아열대성 어류들로 천혜의 수중절경을 자랑하는 문섬 주변은 다이빙의 메카로 자리잡으면서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반면 이 지역은 조류가 매우 빠르고 섬 사이가 좁아 스쿠브다이버들을 실어나르는 어선 3~4척만 들어와도 안전사고 위험이 매우 높은 실정이다. 특히 초보 스쿠브다이버들은 부력조절에 실패하거나 안전라인을 놓쳐 수면으로 급상승하면서 사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지난 1일만해도 경기도에서 온 30대 여자 스쿠브다이버 관광객이 머리를 다쳐 의식을 잃고 떠오른 것을 어선으로 병원으로 옮겼지만 생명을 잃는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다. 해경은 숨진 다이버가 수면위로 올라오다 대기중인 어선 스크루에 머리를 부딪쳐 사고가 난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문섬 주변 다이빙 샵 관계자들은 “사고 지역이 어선과 스쿠브다이버들이 엉켜 항상 사고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며 이곳을 드나드는 어선 스크루에 안정망을 설치해야 하며, 스쿠브다이버들의 안전을 위한 어선 항로 조정도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럼에도 해경이나 서귀포시 등 관련당국이 사고가 날때마다 어선 스크루 안전망 설치 등 사고 예방 대책을 얘기하다 실행하지 않고 팔짱만 끼고 있으니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어선 스크루 안전망 설치에 비용이 들고 어선 속도가 느려져 설치를 꺼린다는 등의 문제는 변명거리도 안된다. 관련당국은 다이빙의 메카인 문섬이 ‘죽음의 섬’이라는 오명을 쓰고 관광객들의 외면을 받지 않도록 철저한 안전대책을 실행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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