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주교육감 2차에 걸친 단일화 과정, 그리고 철회의 단상

고창근-김광수 교육감 단일화 후보 기자회견.
고창근-김광수 교육감 단일화 후보 기자회견.

 

6월 1일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불과 20여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차기 제주도교육감을 향한 진흙탕 싸움이 연출되고 있다.

진통 끝에 보수진영 단일화를 이끌어내는듯 하며 김광수 전 교육의원과 3선을 노리는 이석문 현 교육감의 리턴매치가 연출 직전까지 갔다.

그러나 고창근 전 교육국장이 돌연 단일화 수용을 철회, 결국 3파전 양상으로 치러지게 된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순탄했던 보수진영 단일화는 아니었다.

당초 제주바른교육연대의 주도하에 보수·중도진영 단일화는 현직 김창식, 김장영 교육의원, 고창근 전 교육국장, 김광수 전 교육의원간 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중 김장영 교육의원이 교육감 후보를 사퇴하고 김광수 전 의원이 선거인단+여론조사인 단일화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며 반쪽짜리 단일화가 진행됐다.

고창근-김창식 단일화 결과는 고창근 예비후보의 승리. 

단일화 과정 이후에 고창근 후보를 지원해야 할 김창식 교육의원은 슬그머니 제주시 서부선거구 교육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해버린다.

3선에 도전하는 이석문 교육감에 대항하기 위해 고창근-김광수 간 2차 단일화가 추진됐다.

방식은 100% 도민 여론조사. 도내 언론사 컨소시엄 혹은 단독 여론조사 발표 2개를 합산해 0.1%라도 앞서는 후보가 단일후보로 나서기로 말이다.

결과는 김광수 예비후보가 고창근 예비후보에 불과 0.5% 차이로 앞섰고 고창근 예비후보 역시 수용 기자회견에 같이 나서며 김광수 예비후보가 단일후보로 나서는 듯 했다. 고창근 예비후보가 단일화 수용을 철회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단일화 수용 철회와 관련해 고창근 예비후보는 "800명의 여론조사, 그것도 불과 0.5%차이로 제주교육을 제대로 바꿔야 한다다고 응원해준 도민 한분 한분과의 약속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광수 예비후보는 "자신의 유불리에 따라 약속을 그것도 도민 모두를 향해 한 약속을 손바닥 뒤집는 것보다 더 쉽게 뒤집는 것에 교육자로서의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는 않느냐"고 비난했다.

어찌됐건 양자간의 합의 후 이뤄지는 단일화였다.

그러나 첫번째 단일화에서 석패한 후보는 슬그머니 교육의원 등록해 재선을 노렸다. 어부지리로 무투표 당선마저 예상되는 상황이다.

두번째 단일화에서는 불과 0.5% 차이기는 하나 서로간의 신뢰를 져버린 행위로밖에 비춰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흔히 정치판에서 볼 수 있는 그럼 단일화와 관련된 진통을, 그래도 수십년간 아이들을 가르쳤던 교육계에 몸담았던 교육자 출신들이 재현하는 것을 봐야하는 작금의 상황이 씁씁하기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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