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 신중년 일자리 5060키움 제주전통음식문화 연구가과정을 수료하며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결혼한 후에 그만두고 다양한 직업에 도전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로 YWCA에 조리사1기 교육과정을 접했다. 그때 한식과 양식 조리사 자격증을 획득했고 취미이자 특기가 된 음식 만들기 실력으로 취업을 하기도 했다. 그때의 경력을 살려서 50대에 음식 자영업을 시작했다. JDC 5060키움 제주전통음식연구가 과정을 접하게 된 것은 내 인생의 당연한 수순이었다. 요리 실력을 살려서 다음을 준비하기 위한 과정으로서 제주전통음식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과정이었다.

이번 과정을 통해 배운 것은 먹고 살기 힘든 시절 제주 어르신의 음식 문화 그리고 그들의 현명함이다.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그들의 뜻을 이어갈 수 있을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제주전통음식연구가 과정은 전통음식 문화가 어떻게 생겨났고 왜 필요한지를 깊이 있게 연구하는 시간이었다.

전통음식은 과거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세대에도 충분히 전달될 수 있고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게 참신한 아이디어가 합해질 수 있다. 또한 전통음식의 세계를 이해한다면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의 중요성도 배울 수 있다.

50, 60대가 되었다고 해서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60대가 되어서도 창업을 할 수 있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창업을 겁낼 필요가 없다. 나이가 들면 창업경비와 건강 걱정 때문에 의기소침해질 수가 있는데, 이 부분은 나이가 많든 적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모두가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청년부엌 또는 사회적기업에서 하는 사업처럼 사회에서 창업의 전반적인 부분을 해결해준다면 그러한 두려움은 사라질 것이다. 또한, 이번 과정을 수료한 교육생을 위한 일자리가 생겨난다면 50, 60대 또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와 같은 세대가 일회성이 아닌 영원한 직업인으로 자긍심을 가지고 제주전통음식을 연구하고 개발한다면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용기를 줄 것이다.

음식은 누구나 접할 수 있는 보편적 문화이다. 게다가 제주라는 지역은 전 국민이 관심 갖는 곳으로 제주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는 모두가 좋아하는 사업 아이템이다. 필자는 그중에서도 형태가 온전하지 못해서 영양가는 충분하지만 B급으로 취급되는 못난이 상품에 관심이 많다. 이번 과정을 들으면서 모두가 창업을 현실화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필자는 못난이 식재료로 맛있는 제주전통음식을 만들어서 모바일로 판매하는 사업을 고민 중이다. 음식은 맛과 영양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못난이 식자재를 양념을 줄인 저염 음식으로 개발하여 맛있는 전통음식으로 탈바꿈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내년에는 고즈넉한 시골에서 직접 우리 집 먹거리를 만들 예정이다.

아이를 출산하고 시어머니가 만들어주셨던 메밀조배기의 추억

이번 JDC 5060키움 제주전통음식연구가 과정은 제주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에게도 필요한 교육이지만 제주로 이주한 분들에게 꼭 권유하고 싶다. 왜냐하면 이주민인 필자에게 이 과정이 많은 생각을 하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주었기 때문이다. 교육을 들으며 젊은 시절 아이를 출산했을 때 시어머니가 해주신 메밀조배기가 떠올랐다. 집간장과 굵은 소금으로 간한 미역국에 숟가락으로 뚝뚝 떼서 넣은 메밀수제비는 시어머님의 자상함 담아내기에 충분한 음식이었다. 외롭고 쓸쓸할 때마다 그 시절 먹었던 음식이 떠올라서 소고기미역국, 성게미역국에 메밀수제비를 넣는다. 숟가락으로 뚝뚝 끊어 넣은 메밀조배기가 이토록 오랜 시간 내 마음에 훈풍을 불어주다니. 전통음식은 그때 그것을 먹었다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그 시절의 우리 삶을 대변하고 내 젊음을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이토록 좋은 과정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더 많은 사람이 더 깊이 있게 제주전통음식을 연구하고 창업할 수 있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이런 교육의 기회를 진행해주신 김진경 선생님께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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