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황금알을 낳은 사업’ 옛 말
면세업, 전세버스 등 직격탄...제주관광 대응 미흡
코로나19 관광시장 '부익부, 빈익부' 현상 가속화

코로나 팬데믹으로 관광산업 개선이 시급했지만, 대책은 손을 놨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전 세계 여행길이 끊기면서, 직격탄을 맞게 된 면세업계가 극심한 타격을 입고 있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사업’도 옛 말이 됐다.

첫 시련은 면세업의 성장에 크게 기여한 중국인 관광객이 지난 2017년 중국의 사드(THAAD) 배치에 따른 한한령에 의해 급감했다. 다만 단체관광객의 빈자리를 중국인 보따리상인 ‘따이궁’으로 채우면서 시내 면세점들은 간신히 큰 피해를 면하게 되었으나, 면세업계의 따이궁에 대한 의존도가 80~90%에 달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이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한국 면세시장은 ‘세계 1위’ 타이틀마저 중국에 뺏길 위기에 직면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하이난에서 출발하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면세 한도를 1만위안(171만원)에서 3만위안(514만원)으로 늘렸고, 이곳을 방문한 내국인이 180일간 온라인으로 면세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단순 구매뿐 아니라 해외 배송도 가능하다. 또한 중국 정부는 올해 7월부터 하이난 해외 면세 쇼핑 한도를 1인당 연간 10만위안(1700만원)으로 기존의 3배 이상 확대했다. 면세상품 품목은 38개에서 45개로 늘렸다. 8000위안(136만원) 이던 개별 상품 면세 한도액도 없앴다. 그 결과 정부와 민간이 합심해 발전시켜온 한국 면세시장에 지각변동이 발생한 것이다.

반면 중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면세업계는 규제에 발이 묶여 속만 앓고 있는 상황이다. 면세한도는 2014년 이후 지금까지 600달러에 묶여 있고, ‘내국민 면세품 구매한도’는 5000달러로 제한돼 있다. 5000달러로 제한된 ‘내국인 면세품 구매한도’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유일한 규제이다. 이러한 규제제한은 사치성 소비를 막는데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면세업계를 생존의 위기로 몰아 넣고 있는 것이 아닌가 깊이 고려해볼 상황이다.

최근 국내 면세점 업계는 사실상 해외 여행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단기간 매출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보면서 온라인 개편과 국내 재고 면세품 판매 채널 확대 등을 통해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매년 1000억원대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는 제주형 대중교통체계에 전면 재수술이 필요하다.

제주관광공사의 지난 7일 ‘가을시즌 제주 여행 계획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의 주요 교통수단으로 렌터카(86.4%)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버스(6.8%), 택시(5.8%), 전세버스(0.7%)가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사적모임 5인 이상 집합금지 및 대면접촉을 최소화하는 개별이동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렌트카 이용률은 계속해 증가하는 반면, 대중교통 이용률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도내 렌트카 수요가 급증하면서 육지부에 차량을 등록한 후 대거 반입해 불법 영업에 투입됐다가 적발되는 등 렌트카 총량제 시행 취지마저 교란시키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이전보다 몇 배 부풀린 바가지요금이 반복되고 있고, 미끼 상품으로 대여요금을 적게 책정해 보험료를 몇배 올려 뻥튀기하는 등 불법영업이 기승이 부리고 있다.

점차 이용객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대중교통체계 개선과 함께 렌트카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한 집중점검과 행정당국의 지혜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코로나 팬데믹으로 제주 관광시장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됐다. 26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은 838만5000명이다. 가족·친구·연인 등 개별관광은 증가했지만, 수학여행 등 단체관광 예약이 사실상 끊겨 전세버스업계는 문을 닫거나 매월 적자로 도산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렌트카 업계와 함께 해외여행길이 막히면서 도내 골프장들은 사상 유례없는 특수 효과를 누렸다. 골프장 업계 관계자는 "주말 하루 입장객 수입이 3000~4000만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2~3배 골프장 요금이 인상돼 도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제주지역 ‘전염병 안전지역‘ 응답률이 23.7%에 비해 올해 19.7%로 감소했다. 제주 여행을 선택한 이유로는 ‘청정한 자연환경’(64.0%)과 ‘해외여행 대체지로 적절’(33.2%)로 지난해와 같이 응답률이 높았다.

이 밖에도 △관광 편의성(27.7%) △이동 거리(24.0%) △여행 비용‘(18.7%) △실외 관광 활동의 다양성(11.6%)으로 제주 여행 선택의 이유를 꼽았다.

제주 여행 주된 계획 활동은 ‘자연경관 감상’(75.9%)을 가장 많이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맛집여행(63.1%) △산·오름·올레길 트레킹(49.8%)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지인·친척방문(11.3%)은 작년 가을시즌(22.8%) 대비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맛집 여행객이 늘면서 음식점마다 매출액 '부익부, 빈익빈' 현상 역시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SNS 소문이 자자한 맛집에는 연일 만원 사례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소규모 음식점은 매출이 뚝 떨어지면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코로나19 상황 속 제주 여행 중 위생에서 우려되는 부분은 ‘숙소 위생’(49.1%)이 가장 많았으며, ‘음식점 위생’(47.0%), ‘렌터카 위생’(20.5%)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가을시즌 조사의 동일문항에선 숙소 위생은 50.9%, 음식점 위생은 38.3%, 렌터카 위생은 27.0%로 나타났다. 관광객은 숙소 위생, 렌터카 위생에 대한 우려는 낮아졌지만, 음식점 위생에 대한 우려가 8.7%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여행의 예상 체류기간은 평균 3.75일, 1인당 지출 비용(항공료 제외)은 평균 44만5372원을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반인은 ‘가족·친지’(67.0%)가 ‘친구·연인’(28.5%), ‘혼자’(7.1%), ’직장동료‘(0.9%) 등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는 지난해 가을시즌 여행계획 조사보다 체류기간(3.59일→3.75일)은 0.16일 늘어났으며, 1인당 지출비용(40만4441원→44만5372원)은 10.1%포인트 상승했다.

방문 예정 지역으로는 △성산일출봉(53.1%) △중문관광단지(41.6%) △용담해안도로 인근(37.8%) △오름·한라산(32.8%) △협재-금릉해변 28.7% △이중섭 거리·서귀포 올레시장(28.3%) △곽지-한담해변(27.2%) △함덕해변(26.7%) △표선해변( 23.2%) △월정·세화해변(21.9%) △우도(21.3%) △마을관광(저지리, 가시리 등) 15.7%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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