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 크리머, ‘US여자오픈’ 우승소감 밝혀…최나연은 2위로 상승세 이어가

“이번 대회는 골프에서 정신력이 얼마나 중요한 지 잘 보여준 사례다.”

21개월 만에 메이저대회에서 값진 우승을 따낸 폴라 크리머(24·미국)가 골프에서 정신력이 갖는 중요성을 역설했다.

크리머는 12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의 오크몬트CC(파71·6613야드)에서 막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최종합계 3언더파 281타로 정상에 올랐다.

올 시즌 개막전이었던 ‘혼다 PTT LPGA 타일랜드’에 출전한 이후 엄지손가락 수술로 인해 한동안 공백기를 가졌던 크리머는 복귀 4번째 대회 만에 우승을 따냈다.

크리머는 자신의 부상으로 인한 부진에 동료들의 부진까지 곁들여지며 한국과 일본 등 타국 출신 선수들이 LPGA투어에서 득세를 지켜봐야만 했다.

하지만, 크리스티 커(33·미국)가 2주전 ‘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크리머가 다시 우승을 따내며 미국출신 선수들은 LPGA투어에서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더욱이 크리머는 자신의 통산 9번째 우승 중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남은 대회에서 더욱 자신감을 갖고 경기할 수 있게 됐다.

수술 여파로 왼손에 붕대를 감고 경기에 출전했던 크리머는 “(왼손상태가)60% 정도는 방해가 됐지만 이번 대회는 골프에서 정신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비록 손에 깁스를 하고 있었지만 나는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계획을 세우고 실천한 것이 너무 감격스럽다”고 우승 소감을 덧붙였다.

자칫 선수 생명이 날아갈 수도 있는 엄지손가락 수술이었다는 점에서 크리머는 “수술 전에는 다시 골프를 하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도 했지만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 지금 내 옆에는 US여자오픈의 우승 트로피가 있다”며 수술에 대한 만족감도 빼놓지 않았다.

크머의 우승은 난이도 높은 코스에 악천후까지 겹친 가운데 출전선수 중 유일한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한편 이번 대회에 준우승을 기록한 최나연(23·SK텔레콤)의 상승세가 무섭다. 지난 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 클래식’에서 시즌 첫 승에 성공한 최나연은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무서운 뒷심을 선보인 끝에 값진 준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 해 2승을 수확하며 본격적으로 LPGA투어 정상급 선수로 거듭난 최나연은 올 시즌에도 꾸준하게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끝에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최종일 경기의 ‘데일리베스트’ 기록에 1타가 모자란 5언더파를 기록, 공동11위로 중단됐던 3라운드에서 자신의 순위를 바짝 끌어올려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사회자의 극찬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최나연은 “우승에 대한 생각은 없었다. 매 샷마다 집중해서 경기한 것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날씨도 좋았고 샷을 할 때마다 자신감을 갖고 경기했다. 사실 지난주에 우승을 했을 때부터 자신감을 갖고 경기했다”며 “티의 위치가 다소 짧아져 공격적으로 홀을 공략했다”고 덧붙였다.

최종일 경기에서 퍼트가 뛰어났다는 평가에 대해 최나연은 “페어웨이에 공을 많이 올린 덕에 그린 위로 공을 많이 올릴 수 있었다”며 “퍼팅도 좋았지만 전반적으로 굉장히 좋은 경기를 했다”고 답했다.

최종일 경기에서 최나연의 경기 가운데 백미는 9번 홀에서의 멋진 이글이었다. 전반라운드 마지막 홀에서의 이글로 최나연은 폴라 크리머를 바짝 추격하며 2주 연속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다.

이에 최나연은 “세컨샷을 치기 위해 평소 잡았던 3번 우드를 대신해 4번 아이언으로 과감하게 공략한 것이 적중했다”고 이글의 비밀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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