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지사, 정치적 이슈 말 바꾸기 서슴치 않아
더 이상 거짓 '정치쇼'로 도민 우롱하지 말라

제주 제2공항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원희룡 제주지사의 “문재인 대통령과 국토교통부가 죽이든 살리든 결정하라”는 ‘말(言)’이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지난해 제2공항 입장 표명에 난색을 보였던 원희룡 지사의 행보로 봤을 때 ‘상전벽해(桑田碧海)’다. 그러나 너무 지나친 게 탈이다. 결국 지사의 품격이 거론되며 “(죽이든 살리든) 다시는 그 말을 입 밖에 내지말라”는 ‘금기어’로 도의회서 수모를 당했다.

제2공항이 발표된지 5년. 도민갈등으로 제자리 걸음만 걷던 제2공항 이슈는 국토교통부·제주도·도의회가 합의를 이뤄 지난달 15일부터 17일까지 도민의견 수렴을 위한 여론조사가 진행됐다. 결과는 도민전체는 반대가 우세, 성산주민은 찬성이 우세로 국토부에 전달됐고, 갈등 종결만 남겨둔 상태였다.

하지만 법률적 행위로 자치단체장에게 의견을 제시했는데, 원 지사가 제2공항 입장 기자회견에 제시한 의견이 갈등이 생기게끔, 도민들의 의견과 다르게 해석한 입장 발표에 파장이 커졌다. 특히 석연치 않은 ‘결정’과 ‘해명’은 화근만 더 키웠고, ‘정부 비판’은 정치쇼라는 평가였다.

원 지사의 발언으로 좌남수 도의장은 “제2공항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제주 미래가 걸린 국책사업 추진에 제발 우리도민끼리 싸우는 갈등은 끝내자는 것이었다”며 “제2공항 건설을 합의를 깨고 의회를 무시한 원 지사의 일방적인 입장 표명에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그리고 원 지사의 입장 발표는 “도민의 눈물을 닦아아줘야 할 도지사의 개인적 정치 행보가 짙다”고 비판했다.

도백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중 하나가 ‘말(言)’이다.

참 안타까운 것은 원 지사는 정치적 이슈, 관심을 끌기 위해선 말 바꾸기를 서슴치 않는다.

도의원들의 지적에 툭하면 “저는 지사이기전, 정치인이다”라며 옹색한 변명만 늘어 놓는가 하면, 3년 전 당을 떠나 ‘도민만 바라보겠다’ 말로 당선돼 무소속에서 ‘도로 보수당’으로 대권 출마까지 밝힌 지사. ‘풍찬노숙(風餐露宿)’은 싫다면 지금도 대권이 꿈인지, 차기 도지사가 목표인지 오락가락 등의 행태를 보이는 지사에게 도민들은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 결국 ‘양치기 소년’처럼 도민들에게 버림받고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최근 제2공항 입장 발표 후 정부 비판에 연일 거친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원 지사를 보면 ‘물 만난 물고기다’. 하지만 차기 대선을 앞두고 대권 출마 의사를 밝힌 원 지사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초라한 성적을 보이다보니 제2공항을 대선전략으로 끌어들이는 전형적인 ‘관종(관심받기 좋아하는 사람)’ 짓이라고 치부한다.

더 이상 거짓된 ‘정치쇼’로 도민들을 우롱하지 말라.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