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수렁 <1>학자금 대출
5개 대학생 4명중 1명 학자금 대출
“졸업하면 빚더미에 앉을까 두렵다”

전문>전국의 대학생들이 ‘반값 등록금’ 실현을 외치고 있다. ‘등록금’은 지금의 대학생들에게 ‘고통의 수렁’이다. 도내 학생들에게도 등록금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본보는 2회에 걸쳐 학자금대출 현황과 제도적 문제점을 짚는다.

[제주도민일보 오경희 기자] 도내 대학생중 9030명은 ‘빚쟁이’다. 이들은 지난해 학자금대출을 받아 등록금을 마련했다.

본보가 대학알리미를 통해 공시한 도내 5개 대학 ‘2010학년도 학자금 대출현황’을 분석한 결과 재학생 3만5278명중 25.5%인 9030명이 등록금·생활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받았다. 대학생 4명중 1명이 학자금 대출을 받은 셈이다.

정부가 지원하는 학자금대출 종류는 크게 ‘일반상환학자금대출’과 2010년 1학기부터 시작된 ‘취업후 상환 학자금 대출( ICL, 든든장학금대출)’ 두가지다. 일반상환학자금대출은 대출자의 소득분위에 따라 정부가 이자의 일정부분을 보조하지만 ICL은 이런 지원이 없다. ICL은 학기중엔 이자가 유예되지만 졸업후 취업후에는 복리이자가 적용된다.

학자금대출을 받은 도내 학생은 대학별<표>로 △제주대 3452명(일반상환 1882명, 취업후 상환 1570명) △제주관광대 1366명(일반상환 755명, 취업후상환 611명) △제주산업정보대 431명(일반상환 178명, 취업후상환 253명) △제주한라대 3502명(일반상환 1731명, 취업후상환 1771명) △탐라대 279명(일반상환 156명, 취업후상환 123명) 등 모두 9030명이다.

대학별 연간 평균 등록금은 4년제인 △제주대 403만2300원 △탐라대 668만8300원, 전문대학인 △제주산업정보대학은 447만9900원 △△제주관광대학은 464만6000원 △제주한라대학 474만6200원이다. 제주대학생인 경우 등록금 403만2300만원을 벌려면 도내에서 형성된 알바시급 (잠정) 평균 3500원을 기준으로 1152시간(48일)을 쉬지않고 일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한 학생들의 선택방법은 대개 △부모님의 지원 △아르바이트 △대출 세가지다. 그러나 최근 고물가가 지속되는 등 가계사정이 악화되면서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 시장을 전전해보지만 적은 일자리와 저임금 탓에 생활비 충당하기도 빠듯하다. 때문에 대학생들은 ‘대출’로 눈길을 돌리거나 이마저도 안되면 ‘휴학’ 또는 ‘자퇴’를 선택하고 있다.

대학생 이연정씨(가명·22)도 올해 2학기(신청기간 9월30일까지) ‘취업후 상환 학자금 대출’(ICL, 든든학자금대출)을 신청했다.

이씨는 “조건이 까다로워 대출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등록금 마련이 어려워 신청했다”며 “대출을 받을 수 있어도 당장 졸업하고나면 빚쟁이가 될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학자금 대출의 위험성은 ‘신용유의자(옛 신용불량자)’를 낳을 우려가 높다는 점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박보환 의원(한나라당)에게 제출한 ‘학자금 연체자 및 신용유의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학자금을 대출받았다가 제때 갚지 못해 신용유의자(옛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대학생이 무려 3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유의자는 대출금의 원금 또는 이자를 6개월 이상 갚지 못한 대학생을 말한다. 이는 2005년 학자금 대출 제도 도입 이후 신용유의자가 처음 발생한 2006년 670명에 비해 43배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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