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상품 초콜릿…포장지 비슷한데 가격달라 소비자들 ‘오해’
도는 사무국에, 사무국은 도에 책임 전가…브랜드 관리는 누가?

▲ '제주마씸' 이름을 달고 판매되는 초콜릿들이 겉 포장은 비슷한 반면 판매가가 달라 소비자들의 오해와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제주도중소기업센터내 판매장 매대의 모습. 사진속 상품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계없음. 문정임 기자

제주로 휴가를 왔다 부산으로 돌아가던 관광객 우모씨(59·경남 김해시)는 김해공항에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 지인 선물로 제주에서 구입한 ‘제주산’ 초콜릿이 김해공항에서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씨는 “제주도가 보증한 상품이라는 말에 당연히 제품 가격이 일정할 줄 알았다”며 “같은 선물을 더 비싸게 주고 산 것 같아 불쾌하고, 들고 다니느라 고생한 노력이 억울하다”고 성토했다.

우씨만의 일이 아니다. ‘제주마씸’을 달고 판매되는 초콜릿 가격이 장소마다 달라 관광객들의 오해와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제주마씸’ 사무국에 따르면, 현재 ‘제주마씸’ 상표로 판매중인 초콜릿 제조사는 모두 6곳이다. 업체별로 상품명이 다르지만 대개 원재료와 제주마씸 상표를 주된 포장 무늬로 삼은 까닭에 각각의 상품을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는 여러 제조사에서 나온 개별 초콜릿들이 관광객들에게는 ‘제주 초콜릿’으로 통칭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제주마씸표 초콜릿’ 판매가는 제조사와 판매장소에 따라 차이가 있다. 중간 크기 상품(대략 140g)을 놓고 봤을때, 편의점과 공항 판매가는 5000원·중기센터 판매가는 4500원(도 보조금 지원)으로 비슷하지만  전통시장과 민간 판매처에서의 가격은 더 낮다. 전통시장에서는 3개 1만원, 대형 쇼핑센터에서는 도민의 경우 3개에 7500원으로까지 값이 내려간다.

이에대해 ㈔‘제주마씸’ 사무국은 업체별로 가격이 다르고 판매장소별로 물건을 들이는 과정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답을 내놨다. 같은 박스라도 실제 그램수가 업체별로 달라 가격이 다르게 책정된다는 것. 여기에 판매 업소별로 현금구매나 구입 규모에 따라 가격을 내릴 수 있는 여지가 다르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공항처럼 구입자에게 현금영수증을 끊어주는 곳과 영수증 처리를 잘 해주지 않는 일반 토산품집의 가격이 같기가 힘들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하지만 이같은 세세한 상황을 알리없는 일반 관광객들에게는 이처럼 비슷한 무늬에 다른 가격 자체가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동문시장에서 관광상품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소비자들은 박스 개수와 가격을 보지 그램수를 따져 선물을 고르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제주마씸’ 상표 관리 체계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마씸’ 사무국은 “‘초콜릿 가격이 달라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불만이 여러차례 제보됐다”면서도 “실제 업체들에게 가격 통일이나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공통된 입장을 보였다.

제주도는 “‘제주마씸’ 브랜드관리를 도가 맡고 있긴 하지만 품질검사비 지원과 홍보에 국한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며 사무국에 업무를 넘기는 반면, ㈔‘제주마씸’ 사무국은 “도가 움직이지 않으면 사무국 자체에서 힘을 쓰는데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가 자체 심사를 통해 선별·보증한 브랜드 ‘제주마씸’이 상표 관리 소홀로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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