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일 주교, 11일 중덕 해안서 생명·평화기원 미사 집전
신자 1000여명 참석예정…종파 초월 몸으로 공권력 저지

▲ 종교인들은 강정마을 지킴이 중심축으로 사실상 자리했다. 대표적으로 문정현 신부는 강정마을에서 살면서 충돌현장을 몸으로 지키고 있다.

[제주도민일보 이정원 기자] 해군기지 공사강행과 공권력 투입에 따른 강제진압에 대한 긴장감이 강정마을에 가득해지면서 마을을 지키려는 종교인들의 행보가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사실상 종교인들이 강정마을을 지키는 중심축으로 확고히 자리하고 있다.

천주교 제주교구는 강우일 베드로 주교와 제주교구 사제단이 집전하는 ‘제주평화의 섬 실현과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을 위한 생명?평화 기원 미사’를 11일 연다.

이날 오전 11시 강정마을 중덕해안에서 집전되는 미사에는 도내 각 지역 신자 1000여명이 모인다.

강우일 주교는 4년 이상 해군기지 투쟁현장을 지켜온 주민들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잡았다.

이 같은 의미를 고려하면, 강우일 주교를 포함해 대규모 신자들이 참여하는 미사가 앞으로 해군기지 국면에 미칠 영향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함께 천주교에서는 이미 문정현 신부가 강정마을에 터를 잡아 살면서 해군기지 투쟁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예수회 김성환 신부도 강정마을 주민들과 동고동락하고 있고, 이미 오래전부터 강정마을에서 평화순례를 진행한 ‘생명평화결사’ 운영위원장 김경일 신부 등은 이미 강정마을 주민이나 마찬가지다.

천주교 제주교구 신부들은 3명씩 매일 교대하면서 강정마을을 지키고 있다. 사제들은 매일 오전 11시 중덕 해안가에서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이와함께 최근에는 천주교 광주대교구가 강정마을과 연대를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지난 1일 강정마을을 방문한 옥현진 천주교 광주대교구 보좌주교는 “제주교구와 광주대교구가 같은 관구에 속해 있는 형제교회이기 때문에 격려와 연대의 뜻을 전하기 위해 강정마을을 방문했다”며 “강정마을이 공권력의 폭력진압에 의해 참상을 겪은 5·18의 광주처럼 절대 되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역설했다.

기독교에서는 이미 제주지역 이정훈·송영섭 목사와 개척자들의 송강호 박사를 중심으로 국내외 많은 기독교인들이 지속적으로 강정마을을 찾아 주민들을 돕고 있다.

특히 지난 9일에는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대표단들이 강정마을을 찾아 해군기지 문제를 각 국 교회에 알리겠다고 약속했다.

호주연합교회 총회장 알리스터 목사는 “평화를 바라는 모든 사람만이 강정마을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며 “돌아가자마자 교회에 강정마을 상황을 알리고, 행동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종교인들은 종파를 초월해 공권력과 주민들이 충돌하는 현장에도 적극 참여, 강제진압을 몸으로 저지하고 있다.

이에 앞서 5대 종단으로 구성된 ‘종교환경회의’도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생명평화를 깨뜨리는 해군기지 건설을 중단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종교환경회의는 “4대강 개발사업, 구제역, 원전,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 등 생명평화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종교인들은 생명을 지키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시대적 책임을 통감한다”며 “뜻 있는 사람들과 종교인들이 지속적으로 중단을 촉구하고, 지역주민들이 반대운동을 했는데도 지도자들을 구속하고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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