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는 왜 공개못하나

시작부터 끝까지 돈이다. 과도한 ‘돈’ 요구로 세계 7대자연경관 최종 후보지를 자진 철회한 몰디브가 뉴세븐원더스(N7W)재단의 영리 자회사인 뉴오픈월드코퍼레이션(NOWC)과 맺은 계약 내용을 공개하면서 기가막힌 상술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계약내용은 참가신청비에서부터 △명칭·로고·이미지 사용 △언론과의 협력 △7대경관 선정후 협조사항 △N7W재단 지적재산권 등으로 철저하게 재단의 돈벌이에 맞춰져 있다. 7대경관에 선정되면 다큐·영화제작, 영구보존용 디지털 가상 모형 제작, 3D 영상이미지 촬영, 공식박물관 건립 등에 따른 비용을 NOWC에 지원하고 N7W재단 이름의 광장이나 공원을 조성하도록 의무화했다.

게다가 7대경관에 선정되면 모든 비용을 부담해 N7W재단 주최의 인증식 투어행사 등을 치러야 하며 이를 거절하면 NOWC가 7대경관 타이틀을 박탈할수 있다고 한다. 7대경관 선정에서 탈락한 곳은 28곳의 최종후보지였다는 로고나 명칭조차 NOWC에 돈을 줘야 사용할수 있는 반면 NOWC는 이미 제주도 명칭과 성산일출봉 이미지가 새겨진 배지를 팔고 있는 것도 기가막힐 노릇이다.

몰디브가 이정도면 7대경관 공식후원위원회인 제주관광공사가 NOWC와 맺은 계약 내용이 어느정도일지 미루어 짐작이 가능하다. 여기엔 △전화 및 문자투표 개설에 적합한 사업파트너 주선 △TV·방송 사업파트너 협력 △영화·다큐제작비 지원 △모든 발생수익은 NOWC가 얻고 제주관광공사는 일정 수수료만 받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본보가 청구한 7대경관 계약에 대한 정보공개를 서로 떠넘기며 거부하는 것도 N7W재단과 NOWC 위주의 불공정한 계약임을 짐작케해주는 대목이다. 제주도가 정말 떳떳하다면 계약내용을 왜 감추며 공개하지 못하는가. 도의회가 공무원 전화투표비 30억원과 제주관광공사·7대경관범국민추진위원회 지원액 20억원, 언론사 지원 등의 명목으로 편성된 5억원 등 도 1회추경예산에 편성된 7대경관 예산 55억원을 세밀하게 따지고 ‘칼질’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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