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카지노 허용’ 파장에 정 장관 “사실과 다르다” 해명

카지노를 포함한 관광산업 정책을 재검토하자는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발언이 나오면서 ‘관광객전용 카지노’ 논의 중단을 선언했던 제주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 장관은 23일 “카지노로 시작한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재 컨벤션·쇼핑·엔터테인먼트의 비중이 커지는 등 가족형 레저산업으로 바뀌었다”며 “카지노를 포함해 관광산업 정책에 대한 접근법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그러나 “정부가 투자해 카지노 사업을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며 산업계의 관심을 우회적으로 표현했고 “만약 내국인을 위한 카지노가 허용된다면 지금처럼 카지노만 하는 것이 아니라 종합레저시설로 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카지노가 사행산업이어서 내국인 출입은 안 되고 외국인은 출입해도 된다는 생각은 도덕적으로 볼 때 문제가 있다”면서 “문제가 있다면 카지노 사업을 아예 하지 말아야 하고 긍정적 측면이 있다면 부정적 요소를 최소화하면서 (내·외국인이) 똑같이 하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현재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내국인이 들어가도 좋다는 의미는 아니”라며 “관광산업의 세계적 트렌드가 바뀌고 있어서 카지노를 포함해 원점에서 접근방법을 새롭게 마련해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전날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조찬강연에서 ‘카지노 추진’ 발언과 관련해 “사실과 다르다”며 “지금 카지노 정책을 원점에서 종합 검토해서 좋은 방안이 없는지를 따져봐야 할 시점이라는 평소 생각을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정 장관의 발언으로 도민사회의 관심도 뜨겁다. 우근민 도지사는 지난해 취임식에서 “카지노 도입 논의 중단”을 선언했지만 최근 ‘판타스틱 아트시티’ 등의 사업계획으로 물밑작업이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는 등 카지노사업의 당위성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또 삼성경제연구소와 제주발전연구원이 작성해 지난 3월 공개된 ‘제2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 용역 중간보고서에서도 카지노를 포함한 대규모 복합리조트가 제안된 바 있다.

최근에는 제주관광공사 사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양영근 탐라대학교 교수가 ‘제주관광 선진 도약 2020플랜’ 워크숍에서 싱가포르 관광의 사례를 들면서 카지노 도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논의가 확대될수록 반발 여론도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 발언이 보도되자 마자 자유선진당은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을 도박 공화국으로 만들려고 하느냐”며 “카지노 내국인 허용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한종수 기자 han@jeju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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