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러리 : 어떤 일을 할 때 일의 주체가 아닌 곁따르는 노릇이나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세계7대 자연경관에 선정을 위한 문화관광축제가 24일 성산일출봉 일원에서 열렸다. 도민 모두가 흥겨워 해야 할 축제장에서 가슴아픈 장면이 연출됐다.
행사 후반부 단 30분을 위한 그림을 만들어 주기 위해 제주의 살아있는 문화이자 역사인 ‘제주해녀’들이 그들만을 위한 행사에 들러리로 나섰기 때문이었다. 고무옷(잠수복)입고 테왁을 듣 수백명의 해녀들은 ‘우뭇개’ 가파른 계단을 내려와 물속으로 들어가 싱싱한 해산물을 들고 포즈를 취하는 내빈들을 위한 배경화면(들러리)이 됐다. 그리고 그들이 그 해산물을 맛있게 드시는 동안 우리 어머니들은 긴 숨비소리를 내쉬며 또 다시 가파른 계단을 올랐다. 바다로 뛰어든지 30분 만에.
 

제주도는 지난 2009년 7월 N7W재단이 발표한 최종 28개 후보에 제주가 확정되자 많은 예산과 인력을 동원, 이 엄청난 상업이벤트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브랜드 가치상승, 엄청난 관광객 증가” 운운하는 그들의 말만 믿은채··· 비슷한 시기(2009년 11월) 제주도는 ‘제주해녀’를 유네스코 무형유산에 등재키 위해 ‘제주도 해녀문화 보존 및 전승 조례’를 제정, 해녀문화 보존 및 전승위원회를 구성토록 했지만 현재까지 추진된 상황은 아무것도 없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